[지배구조] SK그룹,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되나

입력 2009-11-02 11:16 수정 2009-11-02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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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상장…지주체제 전환 마무리 후 형제경영 나설 가능성 높아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세계금융위기로 잠정 연기됐던 SK C&C 상장을 다시 추진하면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 마무리에 나서는 한편 금융업 확대 등 사업구조 개편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SK그룹은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1%도 안되는 취약한 소유지배구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인 SK㈜의 대주주인 SK C&C의 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그룹은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SK C&C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SK㈜와 지주사 지위를 놓고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여서 합병 등을 통한 문제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 0.87% 지분률로 그룹 지배

SK그룹은 최태원 SK 회장 등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취약한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기준으로 최태원 회장은 SK㈜의 지분 0.09%를 갖고 SK그룹을 운영하고 있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0.87%로 1%가 안되는 낮은 지분율로 그룹의 지배권을 늘려왔다.

그러나 계열사 지분, 비영리법인, 임원 지분 등을 포함한 SK그룹 내부지분율은 53.71%에 달했다. 결국 총수일가 0.87%의 지분으로 53.71% 지분을 통제, 그룹을 좌지우지해 온 것이다.

특히 최근 최태원 회장이 최근 SK㈜ 지분을 매각, 1만주(0.02%)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태원 회장의 친인척인 최신원 회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SK㈜의 지분 0.02%를 매각해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더욱 낮아진 상황이다. 총수 개인의 지분보유에서도 최태원 회장은 LS그룹의 구자홍 회장보다 낮아져 밑에서 1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SK그룹은 총수일가의 낮은 지분율로 인해 그동안 지주회사체제와 비지주회사체제를 혼용해서 총수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기형적 소유구조를 유지해 왔다.

Sk그룹의 지주회사는 SK㈜지만 실제 그룹을 지배하는 것은 지주회사체제 밖에 있는 비상장계열사인 SK C&C다. SK C&C는 지주회사의 주식 31.82%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지주회사'인 셈이다. 최태원 회장은 SK C&C 지분 44.5%를 보유함으로써 그룹 전체 경영권을 장악한 것이다.

◆SK C&C 상장…사업구조 개편

SK그룹은 SK C&C를 통해 SK㈜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한 만큼 SK C&C 상장과 동시에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SK C&C 상장을 통해 SK C&C→SK㈜→SK텔레콤·SK네트웍스→SK C&C로 연결되는 순환 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SK C&C에 대한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아진 만큼 SK텔레콤(30%)과 SK네트웍스(15%)가 보유하고 있는 SK C&C 지분을 전량 매각에서 일부 매각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2011년 6월까지 유예 받으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긴만큼 SK C&C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 외에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을 위해 추가적으로 남은 부분은 SK네트웍스와 SKC가 보유한 SK해운 지분과 SK증권 지분 처리다. 그러나 SK C&C로의 순환출자해소와 달리 SK해운의 경우 SK그룹 자체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SK증권의 경우 국회에서 계류중인 금산분리완화법안의 통과 유무에 따라 향후 SK그룹의 전략에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SK C&C 상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과도 연결돼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관측이다.

우선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SK C&C 지분 매각으로 9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이 자금은 당장 신규 사업 추진 동력이 될 수 있다.

실제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은 신규 사업에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사의 하나카드를 통해 카드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하나카드 지분을 최대 50%까지 확보해 금융업 확대 기반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SK증권을 강화하는 카드도 나올 수 있다. SK증권의 경우 증권업에서의 위상이 그룹에 어울리지 않아 매각이나 인수합병 혹은 사업 강화 등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장에선 SK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 마무리와 동시에 최신원 SKC 회장 등 사촌들과 지분상 계열 분리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E&S 부회장이 SK그룹의 에너지와 통신계열을 담당하고 사촌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을 맡으면서 사실상 계열 분리 작업을 거쳐 관계사로 자리잡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에 따르면 사업구조 자체가 에너지, 통신 부문과 밀접하게 수직계열화 돼 있어 사실상 완전한 분리는 어렵다는 평이다.

◆SK C&C·SK㈜ 합병할까?

SK C&C가 상장을 하게되면 사실상 SK그룹의 지주회사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해 시장에선 끊임없이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김신배 SK C&C 부회장인 "당분간 SK㈜와 합병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지배구조 단일화가 필요한 만큼 시장에선 시기상의 조절이 필요할 뿐 합병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그 방법은 합병이 될 수도, 스와프(Swap)가 될 수도 있다. 합병은 SKC&C가 지주사 부분을 떼어 내 SK㈜와 합치는 방법이다. 스와프의 경우 SK㈜가 신주를 발행해 최태원 회장이 가진 SKC&C지분과 맞바꾸는 방법이 가능할 수 있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어찌됐던 SK㈜ 중심의 통합이라는 점, 둘째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 유지 또는 강화가 반드시 수반되야한다는 점이다. 합병이건 스와프건 결국 최 회장의 SKC&C 지분가치의 극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시장에서의 가치는 SK㈜가 SK C&C보다 3배 가량 높은 상황이다. 이는 현재 수준에서 합병을 할 경우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이 현격히 떨어져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현재 기준으로 SK C&C의 주식가치가 3배 이상 오르지 못하면 합병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합병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전망이다.

▲SK지배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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