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조정엔 1~2년 유예…의결권 제한 대안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는 은행 컨소시엄 가닥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이 이달 안에 나온다. 핵심 쟁점인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은 한도를 15~20%로 두되 기존 거래소에 1~2년의 이행기간을 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8일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안 발의를 목표로 디지털자산법 정부안에 대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법안의 뼈대와 주요 내용을 만들면 법안은 의원 입법 형태로 추진될 전망이다. 디지털자산법은 스테이블코인(달러·원화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 가상자산사업자 요건, 거래소 규제 등 기존 법에 없던 영역을 담는다.
대주주 지분 제한은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거래소 지분을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인 15~20%로 묶는 방식이 거론된다. 거래소 진입 방식이 신고만 하면 되는 지금과 달리 당국 인가를 받는 구조로 바뀌는 만큼, 지배구조도 그에 맞춰야 한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특정 창업자나 일부 주주가 거래소를 사실상 지배하며 수익을 독식하는 구조도 겨냥한다.
규제가 곧바로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1~2년 안에 기준에 맞춰 대주주 지분을 팔면 제재하지 않는 방식이 검토된다. 지분 제한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을 감안해 지분 대신 의결권만 제한하는 완화책이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형태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안정성을 위해 은행이 발행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업계는 혁신 확장을 위해 핀테크 등 기술기업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맞서왔다. 사고 대응 장치도 포함될 전망이다. 올해 초 빗썸에서 발생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킹·전산 사고 때 사업자에게 과실이 없어도 배상 책임을 지우고, 가상자산 실질보유 의무 위반을 영업정지 사유로 명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논의에 속도가 붙은 배경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있다. 여권은 내년 시행 예정이던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다시 미루면서 디지털자산법 제정을 선결과제로 내걸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과세 유예를 정부에 요청하면서 "과세 원칙, 국내 산업 여건, 이용자 간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끝에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전체적인 틀을 세우고 기업과 투자자들의 적응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