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스, 사상 첫 흑인 하원의장 유력
상원 경합주 5곳서 공화당 현역 꺾어
트럼프 “결과 수용”⋯민주당 법안엔 거부권 시사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가 ‘트럼프 심판론’으로 끝났다.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다수당을 모두 탈환하는 이른바 ‘블루 쓰나미(민주당 압승)’가 덮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민주당의 승리로 AI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지장을 받고 규제도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CNN방송에 따르면 선거 개표 집계에서 한국시간 4일 오후 6시 기준 민주당은 상원에서 54석을 차지해 과반을 달성했고 하원에서도 231석으로 과반인 218석을 넘어 공화당을 꺾고 승리했다. 특히 상원 7대 경합주 중 공화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다섯 곳을 모두 승리하면서 집권당을 압도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 국가적 악몽을 끝내기 직전”이라며 “지금은 당파적인 순간이 아니라 애국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4년 만에 탈환하면서 제프리스는 사상 첫 흑인 하원의장으로 유력해졌다.
선거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를 토대로 공화당이 하원에서 패배할 거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상원마저 민주당에 내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돋보였다. 보수 텃밭이던 텍사스에선 지나 히노호사 민주당 후보가 그레그 에벗 현 지사를 꺾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 주지사 당선은 36년 만에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그 결과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함께 일할 것이고 그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아마 뭔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CBS방송과의 통화에서도 민주당에 축하를 전하며 “국가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패배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오후 자신의 SNS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내가 투표용지에 있었다면 우리는 압승했을 것”이라고 썼다. CBS와의 통화에서도 일부 공화당 후보들이 자신과 가깝지 않았고 공화당 지지층이 투표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력 의사를 밝힌 뒤에는 트루스소셜에 ‘거부권(VETO)’이라고 적힌 모자 사진을 올렸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행정부를 조사하고 청문회를 여는 권한을 쥐게 되었으며 상원 다수당 지위는 대통령 지명자의 인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도 유지되는 만큼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남은 임기 2년 동안 정책 대치와 입법 교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