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은 HD현대마린엔진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027년 엔진 인도량 확대와 생산능력 증설을 통해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3일 밝혔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백주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개선이 엔진 인도량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고가 수주 물량의 매출 반영, 이중연료(DF) 엔진 비중 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4분기 인도량 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감익보다 내년 생산량 확대와 증설 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HD현대마린엔진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7% 증가한 2114억원, 영업이익은 197.2% 늘어난 60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인 400억원을 50.8% 웃돌았으며 영업이익률은 28.5%에 달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65.0%, 영업이익은 92.7% 증가했다.
실적 개선은 엔진 사업이 주도했다. 3분기 엔진 매출액은 186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38억원, 영업이익률은 28.8%를 기록했다. 엔진 인도 대수가 전분기 대비 약 2배 증가하면서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영업이익률을 약 3%포인트 끌어올렸고,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제품 구성 개선도 약 2%포인트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냈다. 반면 환율 등 기타 요인은 약 1%포인트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DF 엔진 매출 비중은 2분기 7%에서 3분기 20%로 확대됐다. 엔진 가격 상승기에 확보한 2025년 수주 물량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부품 부문은 인도 일정 차이로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27.9% 감소한 245억원을 기록했지만 터보차저 가동률은 약 120%까지 높아졌다.
4분기에는 엔진 인도 대수가 3분기보다 줄면서 실적이 다소 둔화할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4분기 매출액을 1891억원, 영업이익을 514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10.5%, 14.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률은 27.2%로 전망했다. 다만 인도량이 올해 상반기 수준을 웃돌고 높은 ASP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실적 둔화를 업황 악화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내년에는 인도량 증가와 고가 수주 물량 반영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33.4% 증가한 8835억원, 영업이익은 47.0% 늘어난 258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예상치 26.5%에서 29.2%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매출 인식 물량은 2025년 수주분이 약 47%, 2026년 수주분이 32%, 2024년 수주분이 20%로 구성돼 높은 판가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주잔고도 중장기 성장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엔진 수주잔고는 약 1조7000억원으로 2028년 중반까지 확정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2029년 납기 물량에 대한 신규 수주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수주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현재 엔진 생산능력은 연간 약 140만 마력이며 시운전 베드 11개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2027년 생산량 확대를 위한 2교대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시운전 베드를 1개 추가하면 명목 생산능력을 약 10% 늘릴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2교대 전환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시운전 설비 증설이 향후 실적 추정치를 추가로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터보차저 사업의 증설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2행정 엔진용 100대와 4행정 엔진용 600대 등 총 700대다. HD현대중공업의 힘센 엔진 생산 확대와 신규 발전용 엔진 공장 증설을 고려하면 추가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신규 발전용 엔진 공장 3기가와트(GW)를 20메가와트(MW)급 엔진 150대로 환산하면 터보차저 약 300대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선박용 엔진 증설 물량까지 감안하면 터보차저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2배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회사는 외주 가공·조립 확대와 정밀주조 설비 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는 가스터빈 블레이드 사업을 제시했다. HD현대마린엔진은 두산에너빌리티에 1단 블레이드 초도품 75개를 납품한 뒤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양산으로 전환되면 정밀주조 설비 확대와 신규 매출 확보가 가능하지만 실제 계약 규모와 매출 인식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백 연구원은 “4분기 인도 대수 감소에 따른 단기 감익보다는 2027년 인도량 확대와 생산능력 증설에 따른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2교대 도입과 시운전 베드 추가, 터보차저 증설 일정이 중장기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