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 300억 자사주 소각ㆍ초고배당의 함수…모회사 빚 갚고 상장 시계 당기나

입력 2026-11-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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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800억원 ‘주당 4만원’ 매입…소각 완료 시 대주주 지분율 64.7%로 무자본 상승
사측 “상법 개정 따른 주주환원…최근 3년 R&D 연평균 20% 늘려 투자 여력 충분”
자본잠식 티맥스데이터ㆍ4700억원 인수금융 방어선…배당 한도 소진 전 IPO 관측

▲티맥스소프트 CI. (사진제공=티맥스소프트)
▲티맥스소프트 CI. (사진제공=티맥스소프트)

국내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업 티맥스소프트가 3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해 1년 이내에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과 2025년에 이은 세 번째 대규모 장외 매입이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배당성향을 최대 96%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자사주 소각 카드까지 꺼내 든 배경을 두고, 향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대주주의 구주매출 여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상단에 포진한 다단계 차입금 부담을 방어하기 위한 정교한 자본시장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회사 측은 개정 상법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며, 활발한 연구개발(R&D) 확대로 경영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최근 보통주 75만 주를 1주당 4만원, 총 300억원에 장외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했다. 취득 예상 기간은 19일부터 12월 10일까지다. 특히 회사는 과거 1ㆍ2차 취득 당시와 달리 이번 공시에서 ‘상법 제341조의4에 의거해 취득일(2026년 12월 15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는 조건을 처음으로 명시했다.

이에 대해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상법 개정으로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해 주주환원 차원의 목적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맥스소프트의 자사주 매입 단가는 2022년 9월(300억원, 74만9861주 취득)과 2025년 11월(200억원, 49만9914주 취득)에 이어 이번에도 주당 4만원으로 일관되게 책정됐다. 4만원은 2022년 3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가 회사를 인수할 당시 발행했던 전환사채(CB)의 주당 전환가액과 일치한다. 경영권 재인수와 금리 변동 속에서도 동일한 단가가 유지되는 점을 감안할 때, 대주주와 재무적 투자자(FI), 장외 소액주주 간 비상장 지분 가치의 실질적인 ‘기준 가격’으로 합의돼 운용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사주 소각이 향후 상장을 염두에 둔 무자본 지분율 확대(에쿼티 크리핑) 포석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사주 매입 대금 300억원은 청약에 응하는 장외 소액주주들의 엑시트 자금으로 지급된다. 반면 최대주주인 티맥스디앤에스는 보유 주식 전량(779만9018주, 지분율 60.90%)이 대주단에 담보로 묶여 있어 매각 청약에 참여하지 않는다.

소액주주 주식 75만 주가 소각되면 총발행주식수는 1280만6000주에서 1205만6000주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티맥스디앤에스는 증자 대금을 들이지 않고도 지분율이 기존 60.90%에서 약 64.69%로 3.79%(p)포인트 자연 상승하게 된다. 기존 보유 자사주(124만9775주)의 의결권 제한을 고려한 실질 의결권 지분율은 72.1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외 잠재 매물(오버행)을 회사 자금으로 정리해 상장 심사 잡음을 제거하는 한편, 대주주 지분율을 65% 수준까지 높여둠으로써 향후 IPO 공모 시 15~20% 안팎의 대규모 구주매출을 단행하더라도 안정적인 과반 경영권 지분을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대주주 지배력 확대 목적을 일축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주주 유동화 및 전체 주주의 가치 제고 목적”이라며 “당사 주식은 K-OTC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상장주식에 비해 거래량과 유동성이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생성형 AI 활용 이미지.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생성형 AI 활용 이미지.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자사주 소각과 맞물려 급증한 고배당 정책의 이면에는 계열 차입금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티맥스소프트는 2021년 배당이 전무했으나 2023년 중간배당 200억원을 시작으로 2024년 534억원(배당성향 96.5%), 2025년 455억원(배당성향 80.8%) 등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집행해 왔다.

1차 방어선은 직접 모회사인 티맥스디앤에스의 선순위 인수금융이다. 티맥스디앤에스는 2024년 8월 티맥스소프트 지분을 인수하며 신한투자증권 대주단 등으로부터 인수금융 4696억원을 차입했다. 자체 사업 매출이 없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탓에 연간 329억원에 이르는 순이자비용을 감당하려면 티맥스소프트의 배당 유입이 필수적이다. 자사주가 소각돼 주식 수가 줄어들면 모회사로 귀속되는 배당금 집중도는 더욱 높아진다.

2차 방어선은 지배구조 최상단인 티맥스데이터에 투입된 사모펀드 메자닌이다. 캑터스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데이터넥서스홀딩스는 티맥스데이터 지분 84.11%를 쥐고 있다. 티맥스데이터는 재인수 과정에서 캑터스ㆍ스틱을 상대로 전환사채 3200억원과 전환상환우선주(RCPS) 3200억원 등 총 6400억원의 메자닌을 발행했다. RCPS의 보장수익률은 연복리 최대 21.94%에 이른다.

하위 단계인 티맥스디앤에스가 이자를 연체해 대주단이 티맥스소프트 담보 주식(담보설정액 6500억원)에 질권을 실행할 경우 경영권을 잃게 되며, 후순위인 티맥스데이터의 6400억원 메자닌 채권 역시 원리금 회수가 불투명해지는 구조다. 결국 티맥스소프트의 현금 창출력이 1층 인수금융을 방어함으로써 2층 PEF의 원리금 회수 안전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고배당 기조에 대해 회사 측은 “재무 건전성과 향후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안정적인 재무구조 유지 간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사는 R&D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재무 여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전년 대비 R&D 투자 비중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R&D 투자 규모가 약 20%가량 증가해 지속 성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주목할 점은 티맥스소프트의 배당 여력 역시 한계에 근접하고 있어 ‘상장 시계’가 촉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의 10월 공시상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계산 내역을 살펴보면, 순자산 3051억원에서 자본금과 법정준비금 외에 장부상 보유 중인 금융자산 평가이익 등 미실현이익 차감액만 1209억원이다. 기존 배당금을 제외한 상법상 잔여 배당가능이익 한도는 1038억원이며, 이번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면 배당가능 한도는 약 737억원 수준으로 줄게 된다.

티맥스소프트가 연간 400억~500억원대의 고배당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에 물리적 제약이 발생하고 있어, 배당 한도가 소진되기 전에 IPO 구주매출을 통해 모회사 차입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시간표가 작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 1조4805억원, 자본총계 -737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티맥스데이터의 1년 내 단기 유동부채가 9169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출구전략을 서두르게 만드는 요인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상반기 외부감사인을 대형 회계법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 교체하고, 2027년 의무 도입 예정인 K-IFRS 제1118호를 선제 조기도입하며 회계 투명성을 강화했다. 연초에는 창업자 박대연 회장 개인 회사인 티맥스에이앤씨로부터 상표권 영구사용권을 취득하며 미수채권 을 상계 처리하는 등 특수관계자 간 부실 채권 고리도 정리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발맞춰 회계 투명성과 경영관리 체계를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있다”며 “빅4 회계법인을 통한 외부감사 및 K-IFRS 제1118호 조기 도입은 글로벌 회계 기준에 선제 대응해 재무정보의 투명성과 비교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주주 가치 제고 및 해외 고객사와 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강화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영 역량을 확보해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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