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AI 투자 돈줄 죄기 시작⋯데이터센터 증설 제동 우려”

입력 2026-11-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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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의구심에 대출·투자 조건 강화
네오클라우드, 사실상 채권시장서 배제
코어위브 회사채 금리 15% 돌파
전력 공급·인허가 문제도 위험 평가 요소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논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전경. (버논(미국)/AFP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논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 전경. (버논(미국)/AFP연합뉴스)

AI 인프라 투자 열풍을 뒷받침해온 월가가 자금 공급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면서 금융기관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투자 조건을 까다롭게 바꾸고 있다. 자금조달 비용 증가가 데이터센터 증설을 비롯한 AI 산업 전반의 투자 확대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AI 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자금 공급이 이뤄졌다. 대형 기술기업인 메타와 스페이스X가 발행한 회사채도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 AI 관련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했다. 특히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엔스케일 등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사실상 채권 시장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네오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에 AI용 서버를 구축해 빅테크와 AI 스타트업 등에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는 전문 클라우드 사업자다.

챗GPT 출시 이후 AI 기업들은 벤처캐피털과 주식, 은행대출, 회사채와 사모대출 펀드 운용사 등 가능한 모든 자금 공급처를 동원해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미국 내 AI 연계 채권 발행액은 2025년 3940억달러에서 올해 10월 중순까지 6550억달러(약 875조원)로 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신규 AI 회사채 발행액이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발행 규모가 빠르게 커진 것과 달리 최근 자금 조달 여건은 악화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코어위브가 올해 발행한 표면금리 9.75% 채권의 유통시장 금리는 최근 15%를 넘어섰다. 네비우스는 고수익채 발행을 일단 보류하고 고객사로부터 선급금을 받는 방식 등으로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아르카디 볼로시 네비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지난주부터 자산담보부 금융이나 채권시장 등 일부 자금 조달 통로가 일시적으로 막힌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고객사 선급금과 여러 금융 수단을 활용하고 있어 적어도 1GW(기가와트) 규모의 인프라를 구축할 자금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비우스 측은 자산담보부 금융시장은 여전히 열려 있으며 고수익채 발행 여부는 금리와 거래 조건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력 공급과 인허가 문제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가능성이 금융기관의 위험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오라클이 미국 뉴멕시코주 대형 데이터센터의 임대료 전액 지급 시점을 연기하면서 대출기관들이 관련 사업의 건설 위험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 기업의 수익이 예상보다 늦게 실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식 투자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4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AI 클라우드 기업 람다는 일부 투자자가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목표 기업가치를 145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낮췄다. 영국 AI 클라우드 기업 엔스케일 역시 당초 11월 상장을 검토했으나 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12월 상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댄 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가 충분한 매출로 이어질 것임을 입증해야 하는 문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취약한 기업들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벤 코너드 카네기 인베스트먼트 카운슬 CIO는 “모두가 유동성이 마르기 전에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이 같은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자금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자금 조달이 AI 인프라 확충 속도를 늦추는 최대 병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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