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를 활용한 자동매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반 투자자도 손쉽게 투자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다만,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높은 수익률이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AI의 예측 능력보다 거래비용과 위험관리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31일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에 따르면 AI 자동매매는 머신러닝 등을 활용해 과거 가격과 거래량, 시장 지표 등을 분석하고 매수·매도 신호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기존 자동매매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주문을 실행했다면, AI 자동매매는 다양한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자동매매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자가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감정적인 판단을 줄이고 정해진 전략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매매 과정 자동화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 설계된 전략을 적용하면 손실 역시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과거 데이터를 활용한 백테스팅 결과와 실제 투자 성과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백테스팅은 특정 투자 전략을 과거 시장에 적용했을 때 예상되는 수익률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일부 자동매매 서비스는 과거 3년간 수익률 300%, 승률 90% 등 높은 성과를 홍보하지만 이를 미래 수익률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과최적화다. 과거 데이터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도록 매매 조건을 반복적으로 수정하면 해당 기간에는 우수한 성과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거래비용도 변수다. 백테스팅에서는 원하는 가격에 주문이 체결된다고 가정하기 쉽지만 실제 거래에서는 수수료와 매수·매도 호가 차이, 주문 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차이 등이 수익률을 낮춘다. 거래 횟수가 많을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시장 환경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기록한 전략이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도 유효하다는 보장은 없다. AI가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투자 전략을 수립하더라도 시장 참여자의 행동과 거래 환경이 달라지면 기존 전략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
AI 자동매매를 악용한 투자사기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3월 가짜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홍보하면서 원금 보장까지 약속한 불법 유사수신 사례를 공개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AI 알고리즘을 내세워 비현실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투자사기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고팍스는 AI 자동매매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실제 거래 실적과 과거 데이터를 활용한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적 수익률뿐 아니라 최대낙폭(MDD), 손익비, 거래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부 프로그램을 거래소 계정과 연결할 때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권한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경우 출금 권한을 비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액으로 거래를 시작하고 손실 한도와 프로그램 중단 조건을 미리 설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팍스는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수익 창출 능력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의 복잡성이나 예측 적중률보다는 거래비용을 제외하고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손실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