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향후 3년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완판,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하면서 메모리 사이클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의심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29일 밝혔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00만원은 유지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029년까지 3년간 HBM과 D램이 완판됐다는 간결한 설명으로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며 “서버 D램 수요가 공급을 두 배 이상 웃돈다는 점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공급 부족 강도가 아직 전혀 완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은 104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83조3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7.9%, 63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79.7%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삼성증권 추정치와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웃돌았다.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20% 후반 상승하며 기존 기대치를 넘어선 것이 실적 호조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삼성증권은 인공지능(AI) 인프라에서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HBM의 대역폭은 AI 연산 속도를 높이고 D램 용량은 에이전트 AI의 업무 처리 성능을 좌우하며, 낸드 용량은 사용자의 과거 맥락을 파악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결국 메모리 확보 여부가 AI 서비스 품질을 결정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HBM4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봤다. 삼성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7년 HBM ASP가 전년 대비 86%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에는 HBM4의 매출과 출하량이 모두 HBM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며,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엔비디아 내 선도적 점유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D램 생산 확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하이닉스가 제시한 4분기 D램 판매 비트 성장률 가이던스와 2027년 실현 가능 수요 비트 성장률은 모두 20% 중반으로 삼성증권의 기존 예상치를 웃돌았다. HBM 수율 개선으로 웨이퍼 투입 효율이 높아진 데다 M15X와 1c 공정의 조기 램프업, 선단 공정 수율 개선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만성적인 공급 제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생산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실적 증가를, 장기적으로는 잠재 수요 활성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아직 업체 간 공급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은 만큼 주식시장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확산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주주환원 정책도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꼽혔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용 자사주 10조원, 임직원 상여금용 자사주 10조원 매입을 결정하고 키옥시아 지분 매각 차익을 특별배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재원을 약 126조원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약 80%를 주주에게 환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올해 총 주주환원액은 약 101조1000억원으로 추정됐으며 현재 시가총액의 10.2% 수준이다. 2027년에는 주주환원 규모가 약 128조5000억원으로 27% 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72조5000억원에서 282조4000억원으로 3.6% 높였고 2027년 영업이익도 452조1000억원에서 453조3000억원으로 0.3% 상향했다. 2027년 매출액은 579조3000억원, 순이익은 358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2027년 D램 영업이익은 364조1000억원, 낸드 및 기타 부문은 89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D램 영업이익률은 2027년 82%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으며, 평균 원·달러 환율을 1265원으로 가정했음에도 생산량 확대와 HBM·낸드 마진 개선을 반영해 이익 눈높이를 높였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고 평가했다. 28일 종가 148만7000원은 2027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58배 수준으로, 삼성증권이 목표주가 산정에 적용한 2027년 PBR 3배와 차이가 크다. 목표주가 300만원은 2027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에 3배를 적용해 산출했다.
이 연구원은 “반복되는 이익에 대한 의심이 오히려 투자자에게 반복적인 수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D램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면 주가 변동성도 낮아지겠지만 지금은 저평가가 빠르게 해소될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