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예안, 해외 거래정보 확보·신고자료 지원에 초점
CARF 가동해도 취득가액 공백…블록체인 분석 병행 과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요구하는 청년 투자자들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세금을 낼 제도부터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도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신고자료 지원을 담은 유예안이 발의되면서 과세 인프라 보완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2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 가상자산 투자자 6명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로 예정된 과세를 2029년 1월까지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세부 과세기준과 거래소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채 시행하면 부담이 투자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상자산 커뮤니티 ‘불개미 크립토’ 운영자 조상혁씨는 “세금을 내더라도 정확하고 공정하게 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거래소 폐업으로 과거 매수 기록을 확보하지 못하면 손익 계산부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예 첫해에는 손실 이월공제 등 제도를 보완하고 거래별 기준을 확정한 뒤, 이듬해 거래소 시스템 구축과 검증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과세 유예 법안에도 시행에 앞서 자료 확보와 신고 지원 체계를 갖추려는 취지가 담겼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해외 거래정보 교환 시점에 과세 개시일을 연동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안에는 거래소가 투자자의 소득 계산에 필요한 거래내역 등을 다음 해 2월 말까지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부 과세당국의 자료 확보와 납세자의 신고 준비를 지원하려는 포석이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의 주요 수단은 2027년 가동 예정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 교환체계(CARF)다. 거래소 등 보고 대상 사업자가 이용자의 거주국과 거래정보를 자국 과세당국에 제출하면, 각국 당국이 이를 교환해 해외에서 거래한 자국 납세자의 정보를 확보하는 구조다.
다만 CARF가 가동돼도 모든 거래의 취득가액과 손익이 자동으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다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들여온 자산은 보고 사업자가 최초 매입가격을 모를 수 있고, 교환 정보도 거래유형·자산별 합계 중심이다. 실제 과세할 이익을 계산하려면 거래소 제출자료와 투자자가 보관한 매입·이전 기록을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탈중앙화거래소(DEX)와 개인지갑 거래에는 블록체인상 기록을 분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CARF 등 보고체계가 포괄하지 못하는 거래를 보완하려면 지갑 간 자금 이동과 해외·탈중앙화 플랫폼 이용 기록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거래소의 이용자 정보와 블록체인 기록을 대조하고 취득·처분 경로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거래소 내부에서 이뤄진 매매는 블록체인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사업자의 거래자료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세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자발적으로 신고한 투자자와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운 투자자 사이에 세 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해외 거래정보 확보 등 보완책을 통해 성실하게 신고한 투자자가 불리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