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훈풍, 내년부터 소비로 확산"⋯관건은 부채·증시조정

입력 2026-10-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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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사국, 22일 '향후 민간소비 회복 점검 보고서' 발표
"일시소득 100만원 증가하면 내구재·여가 등 11만원 소비"
환율 하락 효과는 이미 시작⋯성과급·배당 4분기부터 반영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낙수효과가 성과급·배당, 정부 재정, 환율 하락 등에 영향을 미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민간소비 회복세로 확산될 것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가계부채 누증과 주택건설경기 부진, 증시 조정에 따른 '역자산효과' 등은 소비 반등을 늦출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22일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은 22일 발표한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민간소비가 2025년 1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품목 간 소비확산지수가 팬데믹 전후에 비해 여전히 낮고 부문별 회복 속도 차이가 크다"면서 "소비 확산 측면에서 보면 아직 회복 범위가 제한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민간소비 개선이 반도체 호조의 가계 파급 여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소비 확산을 주도할 핵심 요인으로 소득과 재정, 환율을 꼽았다. 우선 소득의 경우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대기업들의 특별성과급(약 70조원 추정)이 내년 초부터 지급돼 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당 일시소득이 100만 원 증가할 경우 소비는 내구재와 여가 서비스 중심으로 11만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4분기부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배당이 이뤄져 고소득층의 재량 지출을 중심으로 소비를 자극할 것이란 평가다.

▲각 여건별 내수회복 영향 시기 및 계층 (사진제공=한국은행)
▲각 여건별 내수회복 영향 시기 및 계층 (사진제공=한국은행)

정부 재정여력 역시 내수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언급됐다. 반도체 기업 호실적으로 법인세 수입이 늘어나 정부 재정 여력이 확충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가계 이전지출 확대가 중·저소득층 소비 여력을 개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취약계층에 지원이 집중될 경우 소비 진작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에 따른 원·달러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은 수입물가를 낮춰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고 진단했다. 한은 측은 "환율이 10% 하락할 때 가계 실질구매력이 약 0.35% 개선될 것"이라며 "특히 1분위(저소득층) 가계의 구매력 개선 폭이 0.4%를 웃돌아 소득 양극화 완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방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한은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계의 지출 여력을 구조적으로 묶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 주택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가전·가구 등 내구재 소비와 건설업 종사자의 소득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증시 조정도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주가 하락에 따른 이른바 '역자산효과'가 소비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고, 향후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꺾이거나 손실 가구의 투자심리 개선이 지연될 경우 소비 제약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한은 관계자는 "배당과 성과급이 주로 고소득층에 집중된다면 재정 이전지출과 환율 하락은 중·저소득층의 구매력을 끌어올려 소비 회복의 저변을 넓힐 것"이라면서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건설경기, 증시 흐름 등 복합적 제약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회복 속도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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