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레이스의 명암⋯고속성장 입증했지만 부채·전력난 곳곳 ‘암초’

입력 2026-10-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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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 상반기 매출 15배 급증
순손실 807억달러⋯AI 거품 불안
AI 기업 차입 급증⋯부도 대비 CDS 거래도 늘어
골드만삭스 “전력 확보, 지속적 병목 요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지난달 열린 기술 콘퍼런스 ‘드림포스 2026’에서 참관객들이 앤스로픽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지난달 열린 기술 콘퍼런스 ‘드림포스 2026’에서 참관객들이 앤스로픽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이스X의 호실적과 더불어 기업공개(IPO)가 임박한 앤스로픽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부담과 그에 따른 막대한 부채, 전력난 등 구조적 과제가 산적해 있어 AI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163억달러(약 22조원)로 전년 동기의 11억달러에서 15배에 달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손실이 807억달러(약 107조원)에 달했다. 1년 전 130억달러에서 여섯 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다만 앤스로픽은 이 손실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금융상품의 가치 변동과 관련된 회계상 비용 720억달러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앤스로픽이 상반기 구글 클라우드·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지불하는 AI 인프라 지출은 90억달러로 거의 네 배 늘었다. 향후 지급해야 할 연산자원의 계약 규모도 4500억달러로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브로드컴을 통한 구글 칩 임차 계약(1600억달러 이상)과 소형 클라우드 업체들과의 계약까지 추가하면 미래 인프라 비용은 6000억달러를 넘어선다. 현재 추진 중인 추가 협상까지 합하면 연산 용량 확보 비용이 최대 75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더욱 면밀히 따져보는 가운데 앤스로픽의 이런 수치는 AI 경쟁에 얼마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차입이 급증하면서 신용시장에서도 경계심이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라클ㆍ스페이스Xㆍ알파벳ㆍ아마존ㆍ메타ㆍ브로드컴ㆍ엔비디아 회사채에 연계된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액은 9월 주간 평균 90억달러를 넘어 7월의 20억달러 미만에서 크게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AI 관련 기업들의 올해 들어 현재까지 부채 조달 규모를 4660억달러로 추산했다. 투자자들은 AI 투자 수익이 차입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해 CDS로 부도 위험을 헤지하고 있으며 코어위브 등 부채가 많은 기업의 CDS 프리미엄은 급등했다.

AI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로 떠올랐다. 골드만삭스의 제이슨 토프스키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투자은행 부문 책임자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2026∼2031년 AI 컴퓨팅·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에 약 7조60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가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자금 조달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수십 가지 있지만 전력 확보는 가장 지속적인 병목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이르면 내달 IPO를 앞둔 앤스로픽에 대한 기업가치 눈높이가 기존의 2조달러에서 1조5000억달러까지 대폭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사 오픈AI가 내년 상장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앤스로픽의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냉담할 경우 AI 시장 전반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투자자들은 AI 시장의 단기 전망이 앤스로픽의 IPO 성공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거물인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기업이 AI 기술에 얼마나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지, 그 기술이 경제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면서 “앤스로픽의 성공은 AI 모델이 모든 산업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경제의 급격한 변혁은 일반적으로 거품과 얽혀있다”면서 “거품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거품이 꺼진 뒤 수십년간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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