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대형마트 선방…편의점 48p 급락
가성비·소량 구매 확산에 업태별 희비 엇갈려

올해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이 전 분기보다 악화됐다. 가계의 신중해진 소비와 가성비 중심의 구매 패턴이 확산하면서 유통업계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과 6대 광역시 소재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88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전 분기(92)보다 4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RBSI는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전망치는 최근 5년 평균(83)을 웃돌았지만 기준치인 100에는 미치지 못했다.
경기 악화를 예상한 기업 203곳 중 70.0%는 '신중해진 가계 씀씀이'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연말 대목 효과 부진(8.9%), 다른 쇼핑채널로의 고객 이탈(7.9%) 순이었다.
소비자들의 절약형 구매 경향도 뚜렷했다. 가성비 상품 선호도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증가했다는 응답은 78.4%에 달했다. 필요한 상품만 구매하는 '소량·목적형 구매' 비중이 유지되거나 늘었다는 응답도 83.6%를 기록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전망을 유지했다. 백화점은 전 분기 139에서 130으로 하락했지만 조사 대상 업태 중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겨울 외투와 연말 선물 수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 기대감이 반영됐다.
대형마트는 112에서 111로 소폭 하락하며 2분기 연속 기준치를 웃돌았다. 김장철 식재료 구매와 연말 모임에 따른 먹거리 수요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쇼핑은 74에서 82로 8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최저가 비교와 할인 쿠폰 활용이 늘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지수는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편의점은 127에서 79로 48포인트 급락했다. 여름철 폭염에 따른 음료·빙과류 판매 특수가 사라진 데다 동절기 비수기에 진입한 영향이다. 슈퍼마켓도 85에서 73으로 하락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의 연말 판촉 경쟁이 심화하면서 장보기 수요가 다른 유통채널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륜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4분기 소매유통시장은 연말 특수 기대감 속에서도 실속형 소비 확산과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며 업태별 온도 차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라며 "가계의 신중해진 씀씀이와 유통 채널 간 경쟁 심화가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체감경기 반등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