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회계 의혹이 불거지면 주관사의 검증 책임부터 거론된다. 외부감사인이 '적정' 의견을 낸 재무제표에 의혹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주관사 실사도 부실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11일 코스닥에 상장한 코스모로보틱스가 이 질문을 던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9월 29일 부정거래행위 혐의로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2025년 매출 약 35억원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상장 당시 제시한 2025년 연결 매출 88억6300만원의 약 40%다. 회사는 적법하게 인식한 매출이라고 반박했다.
2025년 재무제표에는 지정감사인 삼덕회계법인의 적정 의견이 붙었다. 적정 의견이 모든 거래에 오류가 없음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외부감사와 기업의 사업·재무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주관사 실사는 역할과 범위가 다르다. 감사인의 검증 절차를 증권사가 그대로 반복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파두 사태 이후 주관사 실사에 대한 제도적 요구도 강화됐다. 금융당국은 2024년 IPO 주관업무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2025년에는 금융투자업규정에 기업실사 의무를 명시했다. 코스모로보틱스 공모에도 이 기준이 적용됐다.
당시 공모 서류에는 매출채권 증가와 대금 회수 지연이 위험요인으로 명시돼 있었다. 매출채권은 2024년 말 16억5300만원에서 2025년 말 51억8700만원으로 늘었다. 유럽 자회사가 체결한 물품 공급계약의 대금 회수율은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51.18%에 그쳤으며, 대금 지급 지연으로 계약상 권리·의무가 다른 법인에 이전된 사실도 기재됐다. 매출채권 증가와 대금 회수 지연이 곧 허위매출을 뜻하지는 않지만 주관사가 이러한 위험을 어떤 자료와 절차로 검증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동대표주관사 측은 공모가 산정 당시 유럽 사업의 2026년 매출 추정치를 전년 약 29억원보다 낮은 약 10억원으로 반영했고, 현지 실사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도 회사와 공동대표주관사를 상대로 관련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제125조는 공모 서류의 중요사항에 거짓 기재가 있어 투자자가 손해를 입으면 인수인에게도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다. 상당한 주의를 다했음에도 이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은 책임을 면하려는 주관사가 입증해야 한다. 감사인의 적정 의견만으로 실사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혹이 불거졌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파두 이후 강화된 실사 의무의 핵심은 회계감사를 반복하는 데 있지 않다. 당시 드러난 위험을 합리적으로 검증했는지, 그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