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와 가전 등에서 수집한 건강 정보를 병원 진료와 연결하는 ‘가정 중심 연결 돌봄’ 구상을 제시했다. 병원에서 얻는 임상 데이터에 일상에서 축적되는 건강 정보를 더해 질병 예방과 환자 관리의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혼 팍(Hon Pak)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상무)은 20일 서울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9차 세계병원대회 기조강연에서 “우리 몸과 가정에는 이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가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신호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와 환자가 직접 기록한 정보는 병원에서 생성되는 임상 데이터와 서로 분리돼 있다. 건강 데이터가 아무리 늘어나도 실제 건강 개선이나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팍 상무는 “데이터가 더 많아졌다고 해서 건강이 나아지고 비용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데이터가 여전히 서로 연결되지 않은 채 각자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정에서 얻은 건강 정보를 병원 진료와 연결하면 환자 상태를 더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시점에 개입할 수 있다. 팍 상무는 “각각 분리돼 있던 세계가 함께 연결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방은 병원만의 과제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그는 “예방은 환자나 병원, 보험자 어느 한쪽만의 일이 아니다”며 “성공에 필요한 요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기와 데이터, 사람, 서비스 체계를 잇는 돌봄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 팍 상무는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기를 연결하고 의료진과 가족 등 사람을 연결하며 서비스와 시스템도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피력했다.
특히 가정을 중요한 공간으로 꼽았다. 팍 상무는 “가정은 식사와 운동, 수면, 가족·사회적 관계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맥락이 형성되는 공간이자 예방이 이뤄질 수 있는 장소”라며 “스마트폰과 가전, 웨어러블 기기에서 얻는 정보를 활용하면 일상 속 건강 변화를 포착하고 개인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 수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웨어러블 데이터가 실제 진료 흐름과 분리된 채 활용되는 경우가 있어 의료진이 이를 진료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팍 상무는 삼성전자가 디지털 돌봄 프로그램을 병원 업무 흐름에 적용하고 환자의 참여 정보를 진료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AI가 의료 현장의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팍 상무는 “AI는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을 단순히 자동화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웰니스와 의료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병원과 협력해 수집된 데이터가 환자 관리에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 연구하겠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