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엔 전기, 석화공장엔 증기⋯산업용 소형원전 뜬다

입력 2026-10-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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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업용 SMR 상용화 추진…이달 민관협의체 구성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전력 확보…롯데케미칼은 공정열 주목
고온가스로 기술개발 속도…경제성·안전 규제는 과제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제철소와 석유화학 공장에 전기와 증기를 공급하는 산업용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주목받고 있다. 철강업계는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석유화학업계는 생산 공정에 쓰이는 고온의 열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정부도 산업계 수요를 파악하고 상용화를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중 산업용 SMR 수요·공급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1일에는 포스코이앤씨와 롯데케미칼 등 관련 기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산업단지의 열 수요와 공급 시기, 입지 여건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내년 SMR 시스템 개발 기본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산업용 SMR의 주요 활용처로는 철강업계가 꼽힌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에서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 생산과 제철 공정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연산 250만t(톤) 규모 수소환원제철 설비 한 기에 약 1.7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포스코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로 필요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자체 생산한다. 그러나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면 석탄 사용이 줄면서 부생가스 발전량도 감소한다. 값싸고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가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포스코는 원전 투자와 활용 필요성을 정부 등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해 왔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는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전 활용 필요성을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한 적은 있지만 실제 추가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전기보다 고온의 열에 주목한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은 연간 약 223만t의 증기를 사용한다. 고온가스로(HTGR)를 활용하면 증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89%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관련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포스코이앤씨 등은 2027년 말까지 열출력 90MW(메가와트)급 고온가스로의 기본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수요기업으로 참여한다. 고온가스로는 일반 경수로형 원전보다 높은 온도의 열을 공급할 수 있어 산업용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관건은 경제성과 제도 정비다. 실제 공장에 적용하려면 원자로 부지와 열 공급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안전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존 발전설비보다 저렴하게 전기와 증기를 공급할 수 있는지도 핵심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SMR은 발전소를 작게 만드는 것을 넘어 공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기술개발과 함께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경제성과 안전기준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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