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시총 678조 증발…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전 조건은?

입력 2026-10-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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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을 딛고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줄어든 시가총액은 여전히 67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과 메모리 호황의 지속성을 둘러싼 불안이 주가를 짓누르는 가운데 증권가는 실적 전망과 주가의 괴리가 과도하게 벌어졌다고 진단한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고, 늘어난 현금이 주주환원으로 연결될지가 반전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62% 오른 21만5500원, SK하이닉스는 0.79% 상승한 12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각각 9.48%, 11.06% 급락한 뒤 하루 만에 상승했지만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는 19.74%, SK하이닉스는 28.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총은 약 310조원, SK하이닉스는 약 368조원 줄었다. 두 회사에서만 약 678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이날 반등으로 약 39조원을 회복했지만 이달 누적 감소액의 일부를 되돌리는 데 그쳤다.

6월 고점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더 크다. 삼성전자는 6월 18일 종가 36만2500원 대비 40.55%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6월 22일 291만9000원보다 56.42% 하락해 주가가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여름 급락 이후 회복을 시도했던 반도체 대형주가 다시 밀리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주가를 압박하는 것은 현재의 이익보다 향후 호황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AI 인프라 투자가 충분한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에 코어위브의 자금조달 우려가 겹쳤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고객사의 저항과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AI 기업의 투자 여력이 약해지면 서버와 메모리 주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 불안을 반도체 업황과 분리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고객사의 투자와 주문이 유지된다면 주가에 반영된 수요 둔화 우려가 지나쳤다는 평가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아직 실적 전망이 꺾이지 않았다는 데 주목한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조정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급락을 기업의 기초체력 훼손보다 국내 증시의 수급 공백과 투자심리 위축이 빚어낸 과도한 조정으로 평가했다. KB증권이 제시한 2027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삼성전자 3.1배, SK하이닉스 2.6배다. 다만 낮은 PER만으로 주가 바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메모리 산업에서는 이익이 정점에 가까워졌을 때 PER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이익이 유지된다면 저평가지만, 이익이 크게 줄어든다면 낮은 PER의 의미도 달라진다.

이번 국면의 쟁점은 장기공급계약이 과거와 다른 이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이 고객 수요와 생산능력을 사전에 확보하고 가격 하단을 높여 실적 가시성을 개선한다고 분석했다. 단기 수요 변화에 따라 가격과 이익이 급변했던 과거보다 높은 수익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가격 전망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SK증권은 2027년 고대역폭메모리(HBM)4 가격이 예상을 웃돌고, 공급 부족의 영향이 서버 외 제품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7년 1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2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높은 기저로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는 것과 가격 자체가 하락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공급 확대 우려에 대해서도 증설 계획과 실제 생산 증가 사이의 간격을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공장을 미리 확보하더라도 장비투자는 고객 수요에 맞춰 조절할 수 있고, 반도체 장비 공급 제약이 급격한 생산능력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업체의 기술 개발 역시 원가와 수율, 양산 경쟁력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가 반전의 관건은 이러한 전망을 기업이 구체적인 숫자와 정책으로 확인해주는 것이다. 월말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가격과 주문 전망, 고객사의 투자 지속성이 확인돼야 한다. 주주환원 확대가 가시화하면 실적 개선 기대를 실제 현금 수익으로 연결하고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는 아직 증권가의 기대인 만큼 확정된 정책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단기 반등이 추세 전환으로 이어지려면 미래 이익에 대한 불안을 낮추는 동시에 매도 물량을 받아낼 수급 여건도 개선돼야 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시장 센티먼트의 괴리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확대돼 있다”며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에도 불구하고 메모리는 실적과 주주환원으로 지속 증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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