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500곳 돌보는 230명, 씻을 곳은 ‘0곳'…박은선, 조례로 길 텄다

입력 2026-10-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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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발언 43일만에 본회의 통과…휴게·샤워·세탁시설 설치 근거 마련

한여름 뙤약볕 아래 예초기를 돌리고, 쓰레기와 오물을 치우고, 공원 화장실을 청소한다. 용인특례시 공원 500여곳은 시가 직접 고용한 공원관리원 230여 명의 손을 거친다. 이들이 숨을 돌릴 휴게시설은 120여곳에 있지만, 일을 마친 뒤 몸을 씻을 샤워시설은 한 곳도 없었다. 그 빈자리를 메울 조례가 15일 용인특례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은선 용인특례시의원 (용인특례시의회)
▲박은선 용인특례시의원 (용인특례시의회)

1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박은선 용인특례시의원(국민의힘·보정·죽전1·2·3·상현2동)이 대표발의한 '용인시 공원관리원 근무환경 개선 조례안'이 15일 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박 의원이 9월 2일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공원관리원의 위생환경을 처음 공론화한 지 43일 만이다.

△ 현업근로자 5명 중 1명…일 끝나도 씻을 곳 없었다

박 의원이 9월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용인시는 동·서부권역에서 공원관리원 230여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직접 고용해 공원 500여곳을 관리하고 있다. 시 소속 현업근로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상당수가 60~70대다.

시는 피복비와 수당을 지원하고 컨테이너형 휴게시설 120여곳을 마련했다. 하지만 샤워시설을 갖춘 곳은 없었다. 박 의원은 당시 "공원관리원들은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예초 작업을 하고, 쓰레기와 오물을 수거하며, 화장실 청소와 공원 환경정비까지 도맡는다"며 "온몸이 땀과 흙먼지, 오염물질로 뒤덮여도 작업을 마친 뒤 씻어낼 곳이 어디에도 없어"라고 말했다. 관리원들이 젖은 작업복을 입은 채 퇴근하는 현실을 짚은 것이다.

근거는 법령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근로자 휴게시설 설치 의무를 지우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79조의2)은 환경미화와 오물수거 업무에 근로자를 상시 종사하게 하는 사업주가 세면·목욕시설과 탈의·세탁 시설을 갖추도록 규정한다. 박 의원은 "용인시는 이들을 직접 고용한 사업주인 만큼, 공원 관리 상태뿐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근무환경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 9월에 내놓은 해법, 조례 조항이 됐다

박 의원은 9월 발언에서 모든 공원에 당장 샤워시설을 놓자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하수도 연결이 어려운 곳이 있고 예산과 관리 부담도 있는 만큼, 현장 여건을 파악해 가능한 곳부터 개선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면서 집행부에 △휴게·위생시설과 근무환경 전수 점검 △신규 조성·대규모 정비공원의 설계 단계부터 휴게·위생 공간 반영 △기존 공원의 권역별 거점형 세척·위생시설 도입과 단계적 확대를 요구하고, 조례 제정을 예고했다.

이번 조례에는 이 해법이 그대로 담겼다. 시장은 공원관리원의 건강 보호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시책을 세우고 지원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관리원이 근무하는 공원이나 인근에는 관계 법령에 따라 냉난방 설비를 갖춘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예산의 범위에서 세면·샤워·탈의·세탁 시설 등 위생시설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공원마다 따로 짓기 어려운 곳은 여러 공원이 함께 쓰는 거점형 시설을 검토한다. 기존 관리사무소나 화장실을 개량해 시설을 들일 수도 있다. 새 공원을 조성하거나 기존 공원을 대규모로 정비할 때는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치 여부와 법령상 제한을 고려해 설계 단계부터 시설 설치를 검토하도록 했다. 준공 뒤 시설을 덧붙이려다 막히는 일을 줄이려는 장치다.

시설을 만들고 끝나지 않도록 사후관리 조항도 넣었다. 시는 시설을 이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관리하고 연 1회 이상 이용 실태와 관리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시설을 설치하거나 운영하기 전에는 공원관리원의 의견을 듣도록 했다.

위생시설은 예산의 범위에서 설치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앞으로 시의 대상지 선정과 예산 편성이 실제 설치 속도를 정하게 된다.

박 의원은 "공원관리원은 시민들이 쾌적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일하지만, 폭염 등 외부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만큼 건강보호와 휴식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며 "이번 조례를 통해 공원관리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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