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도 코인 과세 유예 추진, 여야 법안은 시점·조건 제각각

입력 2026-10-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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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정보교환 연동’·김상훈 ‘2029년 고정’…같은 유예에도 다른 기준
송언석은 과세 폐지·정성국은 2030년 유예…김재섭은 신고 지원 병행
과거 민주당의 ‘5000만원 공제’는 미반영…유예와 과세 부담 조정은 별개

▲가상자산 과세의 시행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국회 논의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챗GPT)
▲가상자산 과세의 시행 시기와 방식을 둘러싼 국회 논의를 표현한 개념 이미지 (챗GPT)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늦추려는 입법 논의가 여야로 넓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폐지안과 2·3년 유예안이 발의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국제 거래정보 교환 시점에 과세 개시일을 연동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안별 차이는 과세를 존치할지, 시행일을 어떤 기준으로 정할지, 투자자의 신고를 어떻게 지원할지에 있다.

현행 제도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과세하는 구조다. 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이며, 시행 예정일은 2027년 1월 1일이다.

같은 ‘2029년’이라도…날짜 고정과 정보교환 연동의 차이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민규 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시기를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한다.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사이의 과세자료 확보 격차와 디지털자산기본법 마련 필요성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보도된 개정안은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른 암호화자산 거래정보가 처음 교환된 연도의 다음다음 연도 1월 1일을 과세 개시일로 정하는 방식이다.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첫 교환이 예정대로 2027년 이뤄지면 과세는 2029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8월 28일 발의한 개정안도 과세 시점을 2029년 1월 1일로 늦추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 간 거래(P2P), 탈중앙화금융(DeFi) 등의 거래내역을 추적·입증할 과세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고, 주요국의 정보교환 체계 가동 전까지 해외 거래자료 확보에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두 안은 예상 시행 연도가 같아도 기준이 다르다. 김상훈 안은 시행일을 2029년 1월 1일로 고정하지만, 박민규 안은 첫 정보교환이 이뤄진 연도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보도된 설계대로라면 첫 교환 일정이 달라질 경우 박 의원안의 과세 개시일도 함께 달라지는 구조다.

국제 정보교환은 국가별로 목표 일정에도 차이가 있다. OECD가 9월 14일 갱신한 이행 약속 현황에서 한국은 2027년까지, 홍콩·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UAE)는 2028년까지, 미국은 2029년까지 첫 정보교환을 시작하기로 한 국가·지역으로 분류된다.

송언석은 과세 조항 삭제…김재섭은 유예에 신고 지원까지

박민규 의원의 유예 추진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올해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하거나 시행을 미루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과세 규정 자체를 없애는 안과 시행일을 늦추는 안으로 방향이 갈리고, 유예안 사이에서도 투자자의 신고를 지원하는 장치를 담았는지에 차이가 있다. 박 의원안까지 함께 비교하면 과세 시행 시점뿐 아니라 시행 조건과 준비 과제를 둘러싼 접근의 차이도 드러난다.

▲송언석·정성국·김상훈·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발의했거나 추진 중인 가상자산 과세 개편안 비교. 과세 규정 폐지, 시행일 유예, 국제 거래정보 교환 시점 연동 등 법안별 접근에 차이가 있다. (챗GPT)
▲송언석·정성국·김상훈·김재섭 국민의힘 의원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발의했거나 추진 중인 가상자산 과세 개편안 비교. 과세 규정 폐지, 시행일 유예, 국제 거래정보 교환 시점 연동 등 법안별 접근에 차이가 있다. (챗GPT)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3월 19일 발의한 개정안은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과세 근거인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7호 등을 삭제하는 내용이다. 제안 이유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별도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과세 형평성과 일관성에 맞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시행일을 늦추는 안과 달리 해당 소득에 대한 과세 규정을 없애려는 접근이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8월 10일 과세 시행일을 2030년 1월 1일로 3년 미루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이후 시장 전반을 규율하는 후속 법제가 완성되지 않았고 과세 기반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후 투자자산 간 과세 형평성도 유예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9월 23일 발의한 개정안 역시 과세를 2030년 1월 1일로 늦추지만, 투자자에게 거래자료를 제공하는 의무를 함께 담았다. 가상자산사업자가 양도·대여 소득금액 계산에 필요한 거래내역 등을 거래가 발생한 다음 연도 2월 말까지 거래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과세관청에 자료를 제출하는 의무와 함께 실제 신고를 해야 하는 투자자가 소득 계산에 필요한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의원은 발의 당시 “정확한 소득 계산과 신고가 가능한 제도를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성국 안과 유예 기간은 같지만, 납세자의 신고를 뒷받침하는 장치까지 법률에 담았다는 차이가 있다.

민주당의 5000만원 공제안과 유예 수용…이번에는 시행 조건 논의

민주당의 과거 논의에서는 공제한도 확대가 주요 해법으로 제시됐다.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2024년 가상자산소득 기본공제를 연간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이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당시 심의 결과 보고서에서도 정 의원안은 시행일 연기 대신 공제금액을 조정하는 안으로 비교됐다.

진성준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2024년 11월 22일 MBC 라디오에서 공제한도를 높이되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거래소에서 파악할 수 있는 거래부터 과세하고, 해외 거래는 2027년 정보 파악이 가능해지면 과세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당시에는 해외 자료 확보의 한계가 국내 거래 과세까지 미뤄야 할 이유는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후 같은 해 12월 1일 박찬대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2년 유예에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최종 개정은 과세 시점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늦추는 내용으로 이뤄졌고, 5000만원 공제 확대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박민규 의원의 추진안은 이미 유예된 2027년 과세 일정을 다시 조정하는 제안이다.

국제 정보교환을 기다려야 한다는 논리도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정부는 국제 정보교환의 2027년 개시 예정 등을 유예 근거로 설명했다. 당시에는 과세 형평성과 주요국의 과세 사례 등을 근거로 공제한도를 확대하되 예정대로 과세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후 해외 거래소로의 자본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야는 최종적으로 2년 유예에 의견을 모았다.

시행 연기와 과세 부담 조정은 투자자에게 미치는 효과도 다르다. 현행 기본공제는 여전히 연 250만원이며, 시행일을 늦추는 것만으로 공제한도가 확대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박민규 안은 첫 국제 정보교환 연도를, 김재섭 안은 투자자가 신고에 필요한 자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각각 제도에 반영하려 한다. 추가 유예를 논의하더라도 과세당국의 자료 확보와 납세자의 신고 준비를 어떤 조건으로 법률에 담을지는 별도의 선택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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