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어 아람코까지…중동 ‘석유 동맥’ 다시 흔들

입력 2026-10-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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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간 호르무즈서 선박 24척 피격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최다

후티, 리야드 공항 이어 아람코 본사 공격

원유 수송 위축…운임은 사상 최고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앞바다에 선체가 크게 기울어진 채 일부가 침수된 선박이 보인다. (반다르아바스(이란)/UPI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앞바다에 선체가 크게 기울어진 채 일부가 침수된 선박이 보인다. (반다르아바스(이란)/UPI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과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이 겹치면서 중동 원유 공급망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호르무즈 원유 수송이 위축되는 가운데 일부 유조선이 항로를 되돌리고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시설까지 공격받으면서 국제유가와 해운비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와 유럽 안보당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에서 선박 24척이 피격됐다. 개전 이후 2주 기준 최다로, 종전 최고였던 3월 첫 2주의 13척을 크게 웃돈다. 특히 11일 하루에만 6척이 공격받아 일일 기준으로도 가장 많았다.

피격 선박에는 정제유 운반선 3척과 중국 뉴트레저쉬핑, 한국 장금상선 소속 유조선, 인도 컨테이너선 등이 포함됐다. 인도 선원 2명은 실종됐다.

공격이 거세지면서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송도 다시 위축됐다. 에너지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11일 해협을 통과한 원유는 290만 배럴로 이달 들어 가장 적었다. 최근 7일 평균 수송량도 전쟁 이전보다 약 43% 낮았다. 다만 케이플러는 위성 추적이 추가되면 수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회복하던 중동 원유 수송에 다시 부담을 주는 모습이다. 글로벌 석유업체 셸의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동 원유 흐름이 전쟁 이전의 약 80%까지 회복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산유국의 선적 자체가 급감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 원유 터미널의 선적 활동이 지난달 말의 급증세보다는 둔화했지만 이라크 남부 터미널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사들의 경계감은 커졌다. 블룸버그가 선박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대형 유조선 12척 이상과 수에즈막스급 여러 척이 호르무즈 입구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 접근하다 방향을 돌리거나 항로를 변경했다.

전쟁 장기화로 유조선 수급도 빠듯해졌다. 해운중개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초대형 유조선의 평균 운임은 9일 하루 80만5000달러(약 10억750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회 운항과 선박 간 환적은 유조선 수요를 약 13%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위협은 사우디 핵심 에너지 시설로도 번졌다. 이날 사우디 에너지부는 동부 다란의 아람코 본사 단지 내 사무용 건물이 공격받아 소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상자는 없었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 인근 알사바하 연료저장시설을 공습한 뒤 발생했다. 연합군은 해당 시설이 후티의 미사일·드론 전력을 지원하는 군사 목적으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군사적 가치가 없다”고 반박하며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대응”을 경고했다.

후티는 최근 사우디 공항과 도시를 잇달아 공격했다. 10일에는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공격으로 13명이 숨졌다. 안보 상황 악화로 엑손모빌·셰브런·셸·BP·토탈에너지 등 주요 석유기업 수장들은 리야드 세계석유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비야르네 실드롭 SEB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출이 어느 정도 정상화됐다는 인식이 지난주 깨졌다”며 “후티의 사우디에 대한 추가 공격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는) 앞으로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 왕궁, 민간 공항 가운데 무엇을 방어할지를 놓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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