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3% 성장률 축포 속 ‘평균의 함정’

입력 2026-10-15 05: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배근미 기자
▲배근미 기자

“올해 상반기 기록한 20%대 명목 성장률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지난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작금의 경제 상황에 대해 뼈있는 일침을 날렸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경제 성장세를 이끈 ‘반도체 사이클’에 묵직한 의문 부호를 달았다. 반도체 수요가 10년간 지속될 것이란 낙관론을 맹신하기 어려울 뿐더러, 호황이 장기화하더라도 특정 산업에만 부가 쏠리는 ‘K-양극화’가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경고다.

전직 통화수장의 진단은 한국 경제가 빠진 ‘평균의 착시’를 정확히 관통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AI 열풍에 올라탄 반도체 호조를 근거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 중후반으로 잇달아 올려잡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분명 샴페인을 터뜨려 마땅한 성적표지만 체감 공기는 이상하리만치 무겁다. 거시지표가 그려내는 장밋빛 환상과 비반도체 및 내수산업 팍팍한 현실이 엇갈리고 있는 탓이다.

실제 사회 곳곳의 지표를 들여다보면 씁쓸한 입맛은 더해진다. 반도체 공장의 수출 컨테이너는 쉴 새 없이 돌아가지만 내수 경기 가늠자로 여겨지는 소매판매액지수는 두 달째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2022년 46.6%였던 청년 고용률은 올해 상반기 43.6%에 그쳤다. 한때 10000을 바라봤던 코스피는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수출 대기업이 돈을 벌면 고용과 소비 등을 통해 온기가 아랫목까지 퍼진다는 ‘낙수효과’의 공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성장률 지표가 정부와 관계당국의 치적으로 포장돼 소극적 대응을 합리화하는 방패막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 온기가 내수로 스며들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섣부른 안도감이자 낡은 낙수효과에 대한 맹신이다. 3%대 성장이라는 든든한 평균값 속에서 당장 벼랑 끝에 몰려 폐업을 고민하는 상인들과 빚에 허덕이는 취약계층의 절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고통’으로 치부되기 쉽다. 미래 반도체를 대신할 신규 산업 발굴과 지원에 대한 절실함도 화려한 숫자에 가려 무뎌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영원한 호황은 없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투자 붐이 잦아들고 슈퍼사이클의 불빛이 희미해졌을 때 닥칠 후폭풍을 우리는 무엇으로 방어할 것인가. 정부와 당국이 3%라는 거시적 축포에 취해 ‘평균의 함정’ 뒤에서 서서히 곪아가는 실물경제와 비반도체산업의 상처를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IMF, 韓 부채비율 54.4→46.1% 하향…"GDP 성장·세입 개선"
  •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국민 체감할 변화 만들 것”
  • 새집 기대했는데…인테리어 피해, 어디서 가장 많이 생겼나 [데이터클립]
  • 제약급 설비부터 AI 생산라인까지…충북에서 본 K뷰티 경쟁력 [르포]
  • LG전자ㆍ애플, 1998년 인연에서 AIㆍ스마트홈 동맹으로 진화 [LGㆍ애플, 동맹의 진화]
  • 日 방산 소부장 공략 가속⋯K방산 공급망 경쟁력 시험대
  • 9월까지 목표 절반도 못 채운 해외건설…500억달러 달성 ‘빨간불’
  • 증시 꺾이자 연기금 수익률도 뒷걸음…한 달 새 12%P ‘뚝’
  • 오늘의 상승종목

  • 10.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1,117,000
    • -1.45%
    • 이더리움
    • 3,285,000
    • -3.27%
    • 비트코인 캐시
    • 364,100
    • -1.57%
    • 리플
    • 1,804
    • -2.59%
    • 솔라나
    • 141,500
    • -2.35%
    • 에이다
    • 310
    • -3.13%
    • 트론
    • 453
    • +2.03%
    • 스텔라루멘
    • 250
    • -3.85%
    • 비트코인에스브이
    • 24,830
    • -1.39%
    • 체인링크
    • 16,870
    • -3.32%
    • 샌드박스
    • 75.42
    • -7.04%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World OTC $52.5M
    • 3 Mesh Series C $75M
    • 4 Alpaca $135M
  • 인기 프로젝트
    • 1 Bitway Infra 인기지수 449
    • 2 Papertrade DeFi 인기지수 334
    • 3 Quack AI x402 인기지수 303
    • 4 LayerAI Infra 인기지수 302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유통량 113% D-55
    • Allora 유통량 89% D-27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3
    • Capricorn 유통량 53% D-8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