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주민과 소통은 ‘미션 임파서블’인가

입력 2026-10-15 06: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박일경 정치사회부 차장

▲박일경 정치사회부 차장
▲박일경 정치사회부 차장

민선 제9기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취임 100일을 맞으면서 주민과 함께 하는 공약 설명회가 한창이다. 지역마다 현안과 이슈가 제각각이지만, 핵심 키워드 하나는 고민 없이 뽑을 수 있다. 바로 ‘소통’이다.

자치단체장들이 저마다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데는 최근 지역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추가 공급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한 아파트 부지로 꼽힌 염창공원을 두고 강서구민과 강서구청 간 갈등이 깊다. 주민 설명회장에는 강서구청장과 강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입장조차 못했다. 구민들이 입구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며칠 전 강서구 염창공원을 찾아 갔다. 인근 아파트에는 ‘당초 계획대로 공원을 조성하라’며 ‘신규 아파트 결사반대’라는 취지로 문구를 새긴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올림픽 대로변에 위치한 아파트 벽면 3분의 1을 가릴 만큼 큰 걸개는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이 한 눈에 내용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이거 협의가 힘들겠구나’ 하는 직감이 들었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 대책이 나올 때 매번 단골 메뉴로 들어가는 태릉 골프장 부지 역시 노원 구민 반대가 거세다. 대규모 입주로 인한 관내 지역민 증가는 곧 콩나물시루 지옥철과 출퇴근 시간대 주차장으로 변하는 ‘교통 체증’을 수반하기에 기존 거주민들은 별로 탐탁해 하지 않는다.

거기다 노원구에는 구축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에 대한 주민 열망이 끓어오르는 동네다. 주변 택지에 새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 수십 년 된 구축은 가격이 하락하거니와 건설사 입장에서는 택지를 싸게 사들여 아파트를 짓는 게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하는 재건축‧재개발 보다 사업성이 좋다. 그래서 재개발‧재건축 사업 속도를 늦추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시민들이 녹지를 바라는 목소리는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예전엔 빈 땅에 아파트를 짓고 빌딩을 올려 사람과 회사가 들어오는 것을 무척 반겼다. 우리 마을이 개발돼서 발전하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고밀도 개발로 지금 서울에는 낙후된 곳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오히려 공원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핫’하다. 양에서 삶의 질로 패러다임이 옮겨졌고 강남 재건축 단지가 중앙 공원을 중심으로 조경에 공을 들여 고급화한 탓도 크다.

단지 내 공원을 생각할 수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구축 아파트 입주민 처지에선 문화‧체육시설이 복합적으로 들어서는 근린공원 조성은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 사양에 맞먹는 효과를 내는 까닭에 집값에 긍정적이다.

강동구 또한 비슷한 이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건립을 추진하던 신사옥 사업을 결국 백지화했다. 이 계획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JYP 신사옥 예정지 앞 근린공원 부지를 18층짜리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고덕 주민들은 원래대로 공원을 만들고 JYP 신사옥이 들어서야 한다고 시위까지 벌였다.

선출직 단체장에게 주민과 소통은 1번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 지방선거 선택을 또 받으려면 쉽게 말해 ‘친해져야’ 한다. 하지만 생활정치 일선에 선 지방 행정가로서 보면 난제다. 끝없는 설득과 토론을 갖는 ‘인내심’이 해법이리라. 시간이 약인데 임기 안에 보여줘야 할 건 많고 유권자는 기다려주지 않으니 불통이란 오해가 쌓여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이 공동체 부담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겸손한 자세는 소통이란 ‘미션 임파서블’을 성공시키는 열쇠다.

ekpark@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IMF, 韓 부채비율 54.4→46.1% 하향…"GDP 성장·세입 개선"
  •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국민 체감할 변화 만들 것”
  • 새집 기대했는데…인테리어 피해, 어디서 가장 많이 생겼나 [데이터클립]
  • 제약급 설비부터 AI 생산라인까지…충북에서 본 K뷰티 경쟁력 [르포]
  • LG전자ㆍ애플, 1998년 인연에서 AIㆍ스마트홈 동맹으로 진화 [LGㆍ애플, 동맹의 진화]
  • 日 방산 소부장 공략 가속⋯K방산 공급망 경쟁력 시험대
  • 9월까지 목표 절반도 못 채운 해외건설…500억달러 달성 ‘빨간불’
  • 증시 꺾이자 연기금 수익률도 뒷걸음…한 달 새 12%P ‘뚝’
  • 오늘의 상승종목

  • 10.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0,928,000
    • -1.76%
    • 이더리움
    • 3,279,000
    • -3.45%
    • 비트코인 캐시
    • 365,300
    • -1.38%
    • 리플
    • 1,808
    • -2.38%
    • 솔라나
    • 142,000
    • -1.87%
    • 에이다
    • 311
    • -2.81%
    • 트론
    • 452
    • +2.03%
    • 스텔라루멘
    • 250
    • -3.47%
    • 비트코인에스브이
    • 24,880
    • -1.07%
    • 체인링크
    • 16,810
    • -3.78%
    • 샌드박스
    • 75.6
    • -6.44%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World OTC $52.5M
    • 3 Mesh Series C $75M
    • 4 Alpaca $135M
  • 인기 프로젝트
    • 1 Bitway Infra 인기지수 449
    • 2 Papertrade DeFi 인기지수 334
    • 3 Quack AI x402 인기지수 303
    • 4 LayerAI Infra 인기지수 302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유통량 113% D-55
    • Allora 유통량 89% D-27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3
    • Capricorn 유통량 53% D-8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