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방암 진단에서 신약 표적 발굴까지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 베르티스가 코스닥 상장에 나섰다. 지난해 매출이 60% 넘게 증가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0.6%에 그쳤고, 단일 고객사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의 활용 영역 확대가 실제 고객 확보와 매출 다변화로 이어질지가 기업가치 평가의 관건으로 주목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베르티스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상장예정주식수는 1500만3384주, 공모예정주식수는 220만주다. 지난 6월 기술성평가에서 A·BBB 등급을 확보해 기술특례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베르티스는 질량분석 기반 단백체 분석 기술을 진단과 신약 연구에 활용한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유방암 진단 보조 혈액검사 ‘마스토체크’는 이달 회사 발표 기준 전국 650여 곳의 병원과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사할 수 있다. 단백체 분석 서비스 ‘PASS’는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의 작용기전 연구에도 활용됐다.
최근에는 분석 서비스 제공을 넘어 신약 표적 발굴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밴더빌트대 의료센터와 AI 기반 신약 표적 발굴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7월에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을 분석해 치료 표적 후보를 찾는 플랫폼 ‘SURF’를 공개했고, 9월에는 화순전남대병원 첨단정밀의료산업화지원센터와 후보 검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다만 공동연구가 실제 기술이전이나 신규 매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수를 통해 단백체 분석 역량을 확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유전체 분석기업 일루미나는 올해 1월 단백체 분석기업 소마로직 인수를 완료했다. 유전체와 단백체 데이터를 결합한 멀티오믹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는 동시에 기술 상용화 경쟁도 심화할 수 있다.
해외 사업은 아직 실적 검증이 필요하다. 베르티스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 이노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와 공급 계약을 맺고 동남아시아 등 7개국으로 검사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해외 매출은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3315만원으로 전체의 약 0.6%에 그쳤다. 공급 계약 이후 해외 검사 수요 확대가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는 후속 실적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51억원으로 전년 31억원보다 약 63% 증가했다. 마스토체크 27억원, 분석 서비스 24억원으로 두 사업이 동반 성장했지만 단일 고객사 매출 비중은 53%에서 56%로 높아졌다. 영업손실도 154억원에서 81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손실 감소액 73억 원의 약 36%는 임직원 스톡옵션 관련 주식보상비용이 줄어든 영향이다. 현금 지출을 수반하지 않는 비용이 감소한 만큼 적자 축소를 매출 성장의 성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기업가치 평가에서는 신약 표적 발굴 플랫폼이 연구 협력을 넘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해외 공급 계약이 매출 확대와 고객 기반 분산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게 점검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