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ㆍSSD값 급등에 노트북 가격 압박⋯PC 출하 21% 줄었다 [AI 호황의 역설]

입력 2026-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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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PC 출하 5810만 대 그쳐
D램·SSD 비용 비중 40% 근접
내년 노트북 수요도 가격 부담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급등이 PC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상반기 선구매 수요가 빠진 가운데 부품 원가 상승분이 노트북과 데스크톱 가격에 반영되면서 전 세계 PC 출하량이 20% 넘게 줄었다. 가격 부담이 이어질 경우 내년 노트북 교체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데스크톱, 노트북, 워크스테이션 출하량은 581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했다.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제품별로는 데스크톱 출하량이 1170만 대로 23.5% 줄었다. 노트북 출하량은 4640만 대로 20.6%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전체 PC 출하량은 약 1560만 대 줄어든 셈이다.

상반기에는 부품 부족과 가격 상승을 우려한 선구매 수요가 PC 시장을 떠받쳤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선행 수요가 사라지고 완제품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조정이 본격화했다. 주요 PC 제조사들은 하반기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유통업체들도 판매 감소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동시에 보고했다.

원가 부담의 핵심은 메모리와 저장장치다. PC 내 D램과 SSD의 비용 비중은 통상 15% 수준에서 40% 가까이 상승했다. 관련 가격은 4배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PC 제조사들이 최근 몇 분기 동안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렸지만 부품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한 것이다.

핵심 부품이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올해 3분기 기준 소비자가격 900달러 수준의 일반 노트북에서 CPU, D램, SSD가 제품 원가의 약 68%를 차지했다. 가격을 올리면 교체 수요가 늦춰지고 가격 인상을 제한하면 제조사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구조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서버 수요가 지속되면서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15%, 낸드플래시 계약가격은 15~20%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제품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도 핵심 부품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4분기 PC 시장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고 2027년에도 연간 기준 7%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PC 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수익성 방어, 출하량 감소 사이에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노트북 시장도 가격 부담이 변수로 떠올랐다. 트렌드포스는 2027년 노트북 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이 공급 제약에서 비용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옮겨갈 것으로 봤다.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한 자릿수 초반 감소가 예상되지만 D램과 중앙처리장치(CPU)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브랜드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더 많이 전가하면 감소 폭이 한 자릿수 후반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벤 예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PC 제조사들이 지난 몇 분기 동안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부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했다”며 “현재의 출하 감소세가 새로운 하락 사이클의 시작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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