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정년연장보다 단계적 재고용 필요…日 사례 참고해야”

입력 2026-10-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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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법정 정년 60세 유지하며 65세 고용기회 확보
“청년고용·기업 부담 고려한 유연한 제도 설계 필요”

(자료제공=경총)
(자료제공=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령자 고용 확대 방안으로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보다 단계적 재고용 제도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년 취업난과 기업 부담을 함께 고려해 일본처럼 재고용 중심의 유연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총은 11일 ‘일본의 정년연장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일본은 법 개정 당시 ‘청년 취업 빙하기’로 불릴 정도로 청년고용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기업 부담과 노동시장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법정 정년연장 대신 재고용 중심의 65세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올해 3월 일본 후생노동성, 게이단렌,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 현지 기업 등을 방문해 일본의 고령자 고용정책과 65세 고용확보 조치의 도입 배경, 추진 과정, 운영 현황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8년부터 법정 정년을 60세로 유지하면서도 2000년부터 65세 고용확보 조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2000년에는 노력 의무로 시작했고, 2006년에는 단계적 의무화, 2013년에는 희망자 전원 재고용 의무화로 제도를 넓혔다. 다만 전면 적용까지 경과조치를 둬 2025년에야 완전히 시행되도록 했다.

경총은 이 과정에서 일본이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가운데 기업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노사 협의나 취업규칙을 통해 재고용 대상자 선별 기준을 둘 수 있도록 한 점에 주목했다. 기업 부담을 줄이고 제도 수용성을 높인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일본은 고령자 고용연장에 따른 부담도 노사정이 나눠졌다. 근로자는 재고용 과정에서 정년 직전보다 낮은 임금 수준을 수용했고 기업은 단계적으로 65세까지 고용을 확보하면서 임금체계 개편과 생애경력개발을 병행했다. 정부는 ‘고연령고용계속급부’ 제도를 통해 재고용 근로자의 임금 감소분 일부를 지원했다.

일본 기업들은 정년 이후 재고용 제도 안착을 위해 직무와 역할도 다시 설계했다. 한 기업은 연공성을 낮추고 직무·성과 기반 보상 차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재고용 근로자의 임금수준 향상에 활용했다. 또 다른 기업은 정년 전부터 재고용 예정자와 여러 차례 면담을 진행하며 건강 상태, 전문성, 조직 수요 등을 고려해 직무를 재설정했다.

경총은 우리나라 역시 고령 인력 활용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과도한 임금 연공성, 고용 경직성, 구조적 저성장에 따른 고용창출력 둔화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청년층의 구직 장기화와 ‘쉬었음’ 인구 증가 등을 고려하면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우리 노동시장의 높은 임금 연공성과 고용 경직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한 상태에서 정년만 일률적으로 연장할 경우 그 부담은 청년 고용 위축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 논의에서 벗어나 일본의 정책 경험처럼 청년 고용과의 충돌을 방지하고 기업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재고용 중심의 유연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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