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미달 63곳’ 상폐 한숨 돌렸지만...코스닥 관리종목 88% 자본잠식 ‘無’

입력 2026-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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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픽=제미나이)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픽=제미나이)

시가총액 미달로 증시 퇴출 위기에 몰렸던 63개 상장사가 법원 판결로 구사일생했지만, 일률적인 상폐 요건 강화가 기초체력이 양호한 소형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한다는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6일 기준 시총 미달 사유로 상장폐지 절차를 유예한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총 63곳(코스피 20곳, 코스닥 43곳)이다.

문제가 된 거래소 상장폐지 요건 강화 조치는 올해 7월부터 시행됐다. 증시 건전성 제고를 명목으로 상장 유지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새 기준에 따르면 시총 미달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질 경우 즉각 관리종목 딱지가 붙는다.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기준치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종전 규정(연속 10거래일·누적 30거래일)에 비해 퇴출 압박이 거세진 데다, 주당 1000원을 밑도는 이른바 ‘동전주’를 솎아내는 요건까지 신설되며 상장사들의 위기감이 커진 바 있다.

이번 상폐 유예 결정은 이달 2일 서울남부지법이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와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이 제기한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촉발됐다. 재판부는 시가총액 기준 자체에 대해서는 목적이 부당하거나 기준금액이 과도하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며 관리종목지정결정 효력정지 부분은 기각했다. 다만 상장법인의 이의신청 등 절차적 참여권 보장과 적용 시기 조기화 부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에 대해서만 인용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법원의 결정 취지를 고려해 시가총액 미달 시 관리종목 지정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후속 상장폐지 절차는 향후에도 유예할 계획”이라면서도 “법원의 가처분 결정 및 제기된 소송에 대해 향후 가처분 이의신청을 통해 충실히 소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혀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거래소는 가처분 인용 전인 2일 이전에 이미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돼 거래정지 중인 8개사에 대해서는 거래정지를 지속할 예정이다. 정리매매 전 정지된 법인은 코스닥 신라에스지·골드앤에스·케이엠제약·핀텔, 코스피 주연테크 등 5개사다. 정리매매 진행 중 정지된 법인은 코스닥 세진티에스·에이에프더블류, 코스피 SHD 등 3개사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률적인 시가총액 기준 강화가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 강화 이후 위험기업의 대응 현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강화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한 코스닥 기업 주식병합 결정은 220건으로 지난해 15건 대비 급증했자다. 감자 결정도 65건으로 늘었다.

특히 강화된 시장지표 요건 탓에 재무 및 영업 기초여건이 양호함에도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6년 상반기 재무자료 확인이 가능한 관리종목 지정 59개사 중 88.1%에 달하는 52개사가 자본잠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1개사는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이익 및 영업활동현금흐름 흑자를 모두 달성했다. 7개사는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질적인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안 선임연구원은 “주식구조 변경만으로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며 “시장 질서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행 기준 적용 결과와 실제 퇴출기업 특성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기준 상향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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