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토큰화 확산 따른 유동성 분절 우려⋯중앙은행 공급체계 설계해야"

입력 2026-10-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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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IMF 보고서 발표 직후 '패널토론' 과정에서 언급
"은행 유동성 확보 비용 키워⋯관리에 상당한 어려움"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장 (배근미 기자 athena3507@)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장 (배근미 기자 athena3507@)

분산원장(DLT) 기술 기반의 금융자산 토큰화가 본격 확산될 경우 기존 거액결제망과 신규 플랫폼 간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이 분절(파편화)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향후 늘어날 유동성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DLT 환경에 적합한 담보관리 체계와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 인프라 설계가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장은 8일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 '토큰화의 확대: 새로운 효율성과 취약성' 발표 행사 패널 토론에서 '프로젝트 한강'과 '프로젝트 아고라'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훈을 묻는 질문에 "보고서에서 강조한 병목 요인 중 하나는 안전하고 건전하며 확장 가능한 결제 자산의 가용성"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실장은 결제자산 확보 문제와 관련해 "중앙은행 지준금을 기반으로 한 도매형 디지털화폐와 이를 토대로 한 예금 토큰의 안전성은 본질적으로 화폐이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진짜 핵심 과제는 거래량이 급증할 때 중앙은행 화폐 공급을 어떻게 확장(스케일링)할 것인가에 있다"고 짚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한강' 파일럿 단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이 기존 거액결제시스템인 한은금융망(BOK-Wire)의 유동성 일부를 한강 플랫폼으로 이전해 결제를 처리하고 있다. 윤 실장은 "파일럿 단계에서는 유동성 수요가 크지 않아 문제가 없지만, 향후 실거래 규모가 커지면 한은금융망과 새 플랫폼 간에 지준금이 둘로 쪼개지는 분절 문제가 발생한다"며 "은행들 입장에서는 유동성 확보 비용이 커져 유동성 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결제와 동시에 청산이 완료되는 '원자적 결제(atomic settlement)'의 특성상 유동성 소요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자간 지급결제 프로젝트인 '아고라'에서도 참가 은행들이 사전 펀딩(pre-funding) 부담을 호소하며 유동성 절약 매커니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실장은 거래량 증가 시 중앙은행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개입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려면 담보가 필수적"이라며 "현행 담보관리 시스템을 새로운 플랫폼 상에 어떻게 구현하고 연계할 것인가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토큰증권(STO) 제도화에 발맞춘 인프라 준비 필요성도 역설했다. 윤 실장은 "정부의 STO 발행 허용 정책으로 향후 다양한 형태의 민간 증권 토큰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은 민간 DLT 플랫폼에 안전하고 건전한 결제자산을 어떻게 제공할지, 중앙은행 유동성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한 아키텍처를 어떻게 설계·구축할지를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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