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100조 시대 열었다⋯HBM4ㆍ메모리 초호황이 견인 [종합]

입력 2026-10-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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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07.4조…4분기 연속 신기록
D램·낸드 가격 급등에 HBM4 출하 확대
DS 독주 속 DX는 원가 부담에 적자 전망

▲8일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3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59%, 영업이익은 782.5% 증가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8일 삼성전자가 연결기준 3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59%, 영업이익은 782.5% 증가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출하 확대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사업의 이익 창출력이 크게 높아졌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의 부진에도 메모리 사업이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기준 3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59%, 영업이익은 782.5%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3.7%, 20.01%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를 제외하면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시장 기대치도 넘어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6조6401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7599억원(0.71%) 웃돌았다. 다만 매출은 컨센서스 200조5417억원에 못 미쳤다.

올해 누적 실적은 증가 폭이 더욱 가파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500조3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7%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254조1300억원으로 980%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의 약 5.8배에 달한다.

반도체가 사실상 실적 독주…가격 상승에 HBM4 가세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다. 잠정 실적에서는 사업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DS부문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웃돌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메모리 사업만으로 전사 영업이익을 웃도는 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서버용 고용량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능력을 HBM 등 고부가 제품으로 배분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까지 빠듯해졌다.

업계에서는 3분기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전 분기보다 15~20%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출하량 증가보다 판매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HBM 경쟁력 회복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의 양산과 출하를 확대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HBM4는 1c D램과 4나노 베이스다이를 자체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수직계열화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기술력까지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보다 세 배 이상 늘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올해 실적을 끌어올린 주력 제품은 여전히 범용 D램과 낸드로 평가된다. HBM4의 이익 기여는 출하 규모와 고객사 공급 확대에 따라 내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웃고 완제품 울고…사업부 간 수익성 양극화

반도체 사업과 달리 스마트폰과 TV·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부진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DS부문에는 수익성 개선 요인이지만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DX부문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의 적자 규모는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TV와 생활가전 사업도 약 5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스마트폰은 메모리 반도체와 주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제조원가가 높아진 반면 판매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다. TV와 가전 사업도 원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구조다.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회복세에도 적자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의 합산 적자는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첨단 공정 수요와 가동률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가동 관련 비용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북미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장·오디오 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의 영업이익도 2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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