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엄마, 나는 왜 아빠랑 성이 달라?"

입력 2026-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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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현 ‘법무법인 원’ 변호사

▲챗GPT에게 원고 내용을 바탕으로 '재혼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성(姓) 문제와 관련한 법제도'를 이미지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챗GPT)
▲챗GPT에게 원고 내용을 바탕으로 '재혼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성(姓) 문제와 관련한 법제도'를 이미지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챗GPT)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 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 드립니다.

“엄마, 나는 왜 아빠랑 성이 달라?" 재혼가정에서 아이가 자라며 한 번쯤 꺼내는 질문입니다. 새 가족이 한 지붕 아래 살게 되면 아이의 성(姓)을 어떻게 할지, 새아버지나 새어머니와 법적으로 어떤 관계를 맺을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활용되는 ‘성본변경허가’, ‘양자’, ‘친양자’에 대해 한용현 ‘법무법인 원’ 변호사와 함께 자세히 살펴봅니다.

첫 번째 길: 성·본 변경허가 — 성만 바꾼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아이의 성과 본을 바꾸는 것입니다. 민법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부모나 자녀 본인의 청구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민법 제781조 제6항).

여기서 핵심은 '성만 바뀐다'는 점입니다. 친아버지와의 법적 관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아이는 여전히 친아버지의 자녀로서 양육비를 받을 수 있고, 나중에 친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권리도 유지됩니다. 반대로 새아버지와는 성이 같아질 뿐, 법적으로 가족 관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아이가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겪는 불편, 아이 본인의 의사, 친아버지와의 관계 등을 종합해 '아이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친아버지의 의견을 듣기도 하지만, 친아버지의 의사보다는 자녀의 복리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두 번째 길: 일반양자 — 부모가 한 명 더 생긴다

법적으로 가족관계를 맺고 싶다면 입양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반양자는 친부모와의 관계를 그대로 둔 채 양부모와의 관계를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아이는 친아버지와 새아버지, 양쪽 모두에게서 상속을 받을 수 있고, 양쪽 모두와 부양 의무를 주고받게 됩니다.

미성년자를 입양하려면 반드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원칙적으로 친부모의 동의도 필요합니다. 아이가 13세 이상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아이 본인이 입양을 승낙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입양을 해도 아이의 성이 자동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까지 새아버지 성으로 맞추려면 앞에서 본 성·본 변경허가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또한 가족관계증명서에 친부모와 양부모가 모두 기재되어, 입양 사실이 드러납니다.

세 번째 길: 친양자 — 법적으로 '친자녀'가 된다

친양자는 양자를 법적으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와 똑같이 대우하는 제도입니다(민법 제908조의2 이하). 2005년 민법개정에서 호주제 폐지와 동시에 양자의 복리를 더욱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신설되었습니다. 친양자의 경우 아이는 가족관계증명서에 일반 자녀와 똑같이 표시됩니다.

친양자의 경우 친부 또는 친모와의 법적 관계는 완전히 끊어집니다. 친아버지의 양육비 지급 의무가 사라지고, 아이도 친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게 됩니다.

요건도 일반양자보다 엄격합니다. 아이가 미성년자여야 하고, 재혼 부부가 혼인한 지 1년 이상 되어야 합니다. 친아버지의 동의가 원칙적으로 필요하며, 가정법원이 양육 상황과 입양 동기 등을 꼼꼼히 따져 허가합니다. 한 번 성립하면 협의로 되돌릴 수 없고, 학대나 유기처럼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만 재판으로 파양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한용현 변호사 (법무법인 원)
▲한용현 변호사 (법무법인 원)

한용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행정법 전문 변호사로 법무법인 원 공공행정팀에서 활동 중이며, 행정 이외에도 기업의 인수·합병(M&A), 건설·부동산 관련 자문 및 소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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