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ㆍ틱톡과 시청자 시간 쟁탈전
플랫폼 통합에 창작 기회 축소 우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를 6일(현지시간) 합쳐 스카이댄스를 출범시킨 데이비드 엘리슨 최고경영자(CEO)가 이제 기술기업으로의 전환에 승부수를 던졌다.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의 아들이자 배우를 꿈꾸던 엘리슨은 아버지가 실리콘밸리에서 쌓은 막대한 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날 스카이댄스에 닻을 올리며 할리우드의 중심에 올라섰다. 지난해 8월 파라마운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데 이어 워너까지 품으며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일궈낸 것이다.
CNN은 “양사의 초대형 합병은 할리우드에서 빅테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상징한다”면서 “동시에 이번 합병은 새롭게 통합된 기업 스카이댄스가 기술 기업들의 방식을 참고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변화시킬 기회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술은 스카이댄스가 월가에 내세우는 핵심 투자 매력 중 하나다. 영화광으로 유명한 엘리슨 CEO도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언급할 때마다 기술역량과 통합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구축을 자주 강조해왔다.
그는 작년 8월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날에는 “실리콘밸리에서 나오는 제품과 진정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술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면, 경쟁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날 스카이댄스 새 공동 CEO로 지명된 이논 크라이즈도 “스카이댄스가 현대적인 기술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일하는 방식을 발전시키며 운영 효율성을 높여, 기술 역량이 가장 뛰어난 미디어 기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CNN에 따르면 스카이댄스가 새 경영진을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기술이 아홉 차례 언급됐다. 또 구글ㆍ메타 등 빅테크 출신 인사들이 경영진에 대거 포함돼 있다. 경영진도 AI 도구를 사업 전반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합병의 핵심 설계자 중 한 명인 제리 카디널도 지난주 블룸버그 스크린타임 콘퍼런스에서 “할리우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 북쪽 실리콘밸리의 기업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스스로를 더욱 테크사에 가까운 모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구상의 배경에는 실리콘밸리가 재편한 미디어 환경이 있다. 스카이댄스는 전통적인 영화·방송사를 넘어 유튜브와 틱톡 등과도 시청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시청자들이 ‘마이크로드라마’를 보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합병은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43세인 엘리슨은 동종 업계의 많은 경영자보다 수십 년 젊다. 다만 이러한 젊음이 스카이댄스를 차별화할 기술 이해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보다 영화 개봉에 익숙한 업계에서 기술기업으로 전환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스카이댄스는 수많은 영화사와 플랫폼을 하나의 기업 아래 통합한 데 대해 강한 회의적 시선에 직면해 있다. 합병 반대론자들은 이번 거래가 다양한 창작자들의 기회를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CNN은 “스카이댄스의 출범은 엘리슨이 오랫동안 품어 온 꿈의 결실”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할리우드 제국 이상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