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식비, 옷·뷰티·체중유지에 쓴다 [비만약이 바꾼 소비 지도]

입력 2026-10-16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배달·야식 줄인 이용자들...체형 변화에 패션·미용 지출 늘려
미국 사용자 63% 건강·웰니스 소비로 전환...가구 식탁도 변화
단백질·샐러드 매출 증가...유통업계 치료제 확산 영향 주시
“장기 사용에 소비 재편 지속 가능성...약값이 소비 여력 변수”

30대 장동우(가명) 씨는 마운자로를 이용한 뒤 배달음식을 덜 시키고 옷을 더 사게 됐다. 야식·음주 지출도 눈에 띄게 줄었다. 체중이 줄면서 몸에 맞는 옷을 새로 장만하고 근육량 유지를 위해 단백질 보충제 구매를 늘렸다. 먹는 데 쓰던 돈의 일부가 몸을 관리하고 꾸미는 쪽으로 옮겨간 셈이다.

15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미국 GLP-1 계열 치료제 이용자의 의류 지출은 사용 6~8개월 후 9.9% 증가했다. 반면 이용 가구의 패스트푸드 등 퀵서비스 외식 지출은 8.7% 줄었다. 비만치료제가 사람들의 소비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 식사량이 줄면서 외식과 배달, 야식 등에 쓰는 지출은 줄고 체형 변화에 따른 의류 구매와 건강관리 소비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체중을 줄이는 데 집중했던 관심이 감량 이후의 외모 관리와 체중 유지로 이어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조사에서도 이러한 소비 이동 의향이 나타났다. BCG가 8월 발표한 9개 시장 GLP-1 이용자 1500명 이상 대상 조사에서 현재 이용자들은 고단백 식품의 월 지출을 평균 11%, 평상복은 19%, 애슬레저·운동복은 10%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사탕류 지출은 14%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식품 선택과 생활 습관을 함께 바꾸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같은 조사에서 운동과 웰니스 습관 등 자기 개선을 추구하는 ‘생활방식 최적화형’은 41%를 차지했다. 미용적 변화를 추구하며 의료 미용과 뷰티 상품·서비스에 추가 지출을 집중하는 유형도 19%였다.

국내 유통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기존 웰니스 시장의 성장에 더해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 대형 편의점의 단백질 음료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31.2% 늘었고, 올해 1~9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19.1% 증가했다. 닭가슴살 매출도 지난해 30.9%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9월 22.5% 증가했다. 또 다른 편의점의 올해 1~9월 그릭요거트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6.5% 증가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프로틴 매출이 69.8% 뛰었다. 건강과 체중관리에서 간편성과 영양을 함께 추구하는 흐름에 즉석조리 샐러드와 샌드위치 매출도 4.5% 늘었다.

이러한 증가를 비만치료제의 영향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업계는 기존 건강관리 수요에 치료제 이용자의 식생활 변화가 더해질 가능성을 보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만의 영향을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전반적인 웰니스 트렌드에 더해 비만치료제와 함께 섭취하기 좋은 상품 수요가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도 체형 변화가 의류 구매를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 패션업 종사자는 “체형 변화에 따라 선택지가 넓어지게 되면서 적극적인 패션 소비가 촉진될 하나의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식품·외식 시장 전반에는 소비 감소가 부담이 될 수 있다. JP모건은 GLP-1 계열 치료제 확산으로 식품·음료 산업에서 2030~2034년 사이 연간 300억~550억달러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건강관리와 관련된 일부 상품에는 기회가 되지만 전체 먹거리 시장에는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 교수는 “음식뿐만 아니라 ‘살 빼기’만을 목적으로 하는 운동 소비도 줄어들 것이고 기존 다이어트 치료나 약, 보조제 등 전통적인 다이어트 목적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동시에 미용 카테고리 소비가 늘고 유지를 위한 소비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오히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어 다양한 소비 시장 트렌드가 바뀔 것으로 보이지만 관건은 비만치료제의 가격 설정에도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내 AI 안경 촬영은 '괜찮아'…남이 쓸 땐 '글쎄' [데이터클립]
  • 강남 식는데 서울은 달아오른다…아파트값 88주째 상승
  • 엔화 18년 만에 최저⋯ETF 손실에도 개미는 ‘저점매수’
  • 코스피 5500선으로 추락…양 시장 사이드카 이어 서킷브레이커 발동
  • KB證, “삼성전자, 中창신메모리 기술보다 5~7년 앞서⋯저평가 매수 기회”
  • 편의점 김밥 한 줄에 나트륨 하루 기준치 최대 70%…속재료 비율도 제각각
  • 미국 9월 CPI, 3.7% 상승...이달 금리인상 확률 54%
  • 인천 흉기난동범, 범행전력 더 있었다…신상공개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0.1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1,328,000
    • +0.49%
    • 이더리움
    • 3,318,000
    • +1.19%
    • 비트코인 캐시
    • 376,700
    • +3.4%
    • 리플
    • 1,811
    • +0.06%
    • 솔라나
    • 143,200
    • +1.06%
    • 에이다
    • 311
    • +0.32%
    • 트론
    • 448
    • -0.88%
    • 스텔라루멘
    • 249
    • -0.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5,350
    • +1.6%
    • 체인링크
    • 16,940
    • +0.53%
    • 샌드박스
    • 77.11
    • +1.71%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Mesh Series C $75M
    • 3 World OTC $52.5M
    • 4 Alpaca $135M
  • 인기 프로젝트
    • 1 Bitway Infra 인기지수 330
    • 2 Walrus Infra 인기지수 318
    • 3 LayerAI Infra 인기지수 302
    • 4 Quack AI x402 인기지수 295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유통량 113% D-54
    • Allora 유통량 89% D-26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2
    • Capricorn 유통량 53% D-7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