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900곳 이상 봉쇄ㆍ휴교⋯488명 체포
미성년자 중상 잇따라⋯과잉 진압 비판
트럼프 “이민 문제”⋯시위 원인과 다른 주장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와 마르세유, 낭트, 리옹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교육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행진이 열렸다. 2주 넘게 이어진 이번 시위 가운데 최대 규모다.
프랑스 내무부는 전국 참가자를 25만6000명으로 집계했다. 파리에서 5만6000명, 나머지 지역에서 20만명이 거리로 나왔다. 주최 측은 전국적으로 45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파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설물 파손과 경찰ㆍ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고 곤봉을 사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날 전국에서 체포된 사람은 488명으로 집계됐다.
시위는 교사 충원과 노후 학교시설 보수 등을 요구하며 파리 북부 교외에서 시작된 뒤 전국으로 확산했다. 학생들은 결근한 교사의 대체 인력 확보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긴 학교 일과의 재검토도 요구했다.
파리 나시옹 광장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학생은 “우리 요구는 간단하다. 더 나은 학습환경과 충분한 교사, 제대로 된 학교 건물”이라며 당국의 대응을 비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교 3700곳 가운데 900곳 이상이 봉쇄되거나 하루 동안 휴교했다. 학생단체는 해당 학교가 1800곳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역 교육당국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경찰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학생들의 심각한 부상으로 더욱 거세졌다. 전날 프랑스 북부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15세 청소년이 시위 진압용 수류탄 폭발로 손이 절단되는 중상을 당했다. 지난주 투르의 고교 봉쇄 현장에서는 16세 학생이 머리를 크게 다쳐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현지 검찰은 부상이 경찰의 시위 진압용 탄환에 맞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양상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파리 북서부에서는 경찰관이 가까운 거리에서 진압용 수류탄을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으로 14세 청소년이 치아 대부분을 잃었다. 로랑 뉘네즈 내무장관은 시위 시작 이후 경찰의 폭력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 10건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시위 시작 이후 청소년 최소 215명과 학교 직원 85명이 다쳤다”면서 “학교가 수십 년 만에 치른 가장 큰 피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같은 기간 경찰관 715명도 부상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과 인권단체는 경찰이 어린 시위대에 불필요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프랑스 당국에 과도한 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학생 보호를 위해 시위에 동참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학생들의 핵심 요구에 대응하라고 관계 장관들에게 지시하면서도 경찰이 대체로 비례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에서 “학교에 불을 지른다고 학교를 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위 과정의 폭력을 규탄했다.
지난달 중순 이후 불에 타거나 파손된 학교는 24곳에 달했다. 체포된 사람은 6100명 이상으로 대부분 미성년자였으며, 기소된 1800여명 가운데 약 1500명이 18세 미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프랑스 시위 사태는 통제 불능의 대규모 이민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슬람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장악하려 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교사 부족과 과밀학급, 노후 시설에 항의하는 교육환경 개선 시위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와는 다른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프랑스와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이민 정책을 비판해왔다. AFP는 그의 이번 발언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우파 진영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약 7개월 앞둔 이번 시위는 재정적자 감축을 추진하는 프랑스 정부에 부담을 더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요 장관들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