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국가대표 AI를 뽑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 사업을 이어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최상위급)AI 개발을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일각에서 제기된 프론티어 AI의 '흡수설'과 '독파모 폐지설'과 관련해 '병행 추진'임을 분명히했다. 독파모는 당초 계획대로 3차 평가를 통해 내년 2월 2개 팀을 선정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지원 역시 계획대로 이어간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2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독파모가 프론티어로 흡수 개편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독파모 모델 개발 사업은 프론티어 모델 개발 쪽으로 진화되고, 독파모 모델은 산업·연구 현장 활용하는 방안으로 지속 확대된다"며 "투트랙으로 진화·강화·확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독파모는 계속된다. 동시에 프런티어 AI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최근 정치권과 업계에선 정부가 내년부터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방안이 거론됐고, 독파모를 중단하고 SPC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정부가 독자 AI 추진에서 투트랙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글로벌 AI 경쟁 환경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정부는 외산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겠다며 작년 8월부터 경쟁 방식의 독파모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해외 기업의 모델 개발 속도와 기술 발전 경로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기존 평가·지원 체계만으로 최상위 모델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커졌다. 배 부총리도 8월 미래전략회의에서 "1년 반 전에 수립한 '독파모' 방식이 3~6개월 단위로 변화하는 AI 트렌드에 여전히 유효한지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투트랙 전략의 방향은 모델 개발의 기술적 목표를 높이는 동시에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최상위 기술 확보는 프론티어 AI 사업을 통해 강화하고, 독파모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산업 수요에 대응, 서비스로 확산하게 된다. 특히 프론티어 AI는 독파모의 대체 사업이 아닌, 국가 안보, 인류 난제 해결 등을 위해 추가로 추진하는 새로운 사업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독파모 사업에 대한 지원을 계획대로 이어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7년 2월 3차 평가를 통해 최종 2개 팀을 선정하고, 당초 계획한 4차 지원도 계속 진행한다. 최종 선정된 2개 팀에 대한 GPU 등 지원 역시 기존 계획에 따라 진행한다"며 "GPU 추가 확보 등을 통해 산업·연구 현장에서 독파모 활용이 더 확산될 수 있도록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독파모 3차 경쟁을 이어가는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는 글로벌 프론티어급 AI 경쟁으로 갈지, 독파모 사업을 이어갈지 다음 전략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 차관은 "독파모에서 최종 선정된 2개팀이 2027년 1년간 계속 지원을 받을 경우 프론티어 AI로 진화시키고, 산업 현장 확산의 경우 새로운 트랙으로 분할하는 건데, 이게 두 개 기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대규모 모델 개발 역량을 축적한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은 글로벌 프론티어급 AI 경쟁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최종 선정될 두 팀을 프론티어 AI 사업에 어떻게 연결할 지 후속 지원 방식에 대해선 고민 중이다. 우대 수준이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류 차관은 "마지막까지 남은 기업들의 기대와 신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 자원 배분이 왜곡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정부 출자를 마중물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사업구조와 참여·선정 방식, 출자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관련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공개하겠다"며 "독파모를 통해 축적한 기술과 인력, 생태계 성과가 프론티어 AI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