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자사주 취득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하고도 추가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입 속도를 높이며 이르면 10월 중순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두 반도체 대표주의 자사주 매입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향후 나타날 '수급 공백'의 가능성이 10월 증시의 변수로 떠올랐다.
6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일까지 자사주 5580만 주를 매입했다. 이는 당초 신고 물량인 5328만 5968주를 넘어선 수치다. 공시를 통해 신고한 물량의 104.72%를 사들인 것으로, 최초 공시 당시 취득 종료 예정일로 제시했던 11월 21일보다 한 달 이상 앞서 목표 물량을 채웠다.
지난 1일 목표치를 넘겼음에도 삼성전자는 2일 하루에만 200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매입 누적액이 15조원에 이를 때까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매입 누적액은 14조7077억원으로, 이 역시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자사주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일까지 신고한 자사주 매입 물량의 78.31%를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 신고 물량 2407만 주 가운데 1885만 주를 매입한 것이다. 누적 매입액은 32조9721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하루 평균 약 60만~65만주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어, 빠르면 10월 중순께 매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와 같은 매입 속도가 이어질 경우, 잔여 물량인 522만주는 약 7~8거래일 내에 소진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초 11월 19일로 공시했던 취득 종료 시점도 한 달가량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이래로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진행된 8월 20일부터 10월 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1, 2위 종목은 SK하이닉스(-16조3134억원)와 삼성전자(-6조1315억원)였다. 3위는 삼성전자우(-2조153억원)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 역시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13조7859억원)와 삼성전자(-9조6524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양사의 자사주 매입 작업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 시장 내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희찬 삼성선물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임직원 주식보상과 자사주 소각을 목적으로 최근 하루 평균 약 5000억원, 1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며 "이대로라면 그간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하단을 떠받쳐 온 수급 주체가 사라지는 만큼 코스피의 지지 기반이 약화할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매입이 끝나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종료로 인한 수급 공백 우려는 이미 알려진 재료"라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다면 자사주 매입 종료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수급 공백을 우려할 것으로 예상되나, 수급 공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 종료 전에 매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익 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다면 주가는 오히려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에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