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늘어나는데…치료 인프라·사회적 인식은 ‘아직’[정신건강 회복의 길①]

입력 2026-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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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진료 2023년 기준 320만7966명
평생 정신장애 경험 비율 27.8%
진료 대기 일수 길어지고 입원 병상 줄어
정신장애인 고용률 최하·자살률 5.2배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국내 정신질환 유병률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지만 의료 인프라와 지원 대책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환자의 사회적 고립 해소와 일상 유지 대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국내 정신질환 환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역별 정신질환 진료 현황을 보면 2023년 국내 정신질환(우울증·불안장애·불면증·조울증·조현병) 진료 실인원 수는 320만7966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70세 이상 환자 비율이 매년 가장 높았고, 같은 기간 20~29세의 비율은 11.5%에서 13.5%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신건강 문제는 특정한 소수 환자만의 경험이 아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평생 정신장애(알코올 사용 장애, 니코틴 사용 장애,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는 비율인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27.8%로, 2011년 이후부터 연평균 0.4%씩 증가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73.6%로 파악됐다. 누구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한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도움이 필요한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제때 적절히 치료할 의료 접근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집중적인 도움이 필요한 급성기, 중증 환자들의 치료 인프라가 불안한 상황이다. 치료를 위해 다수의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지만, 낮은 수가와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입원 병동을 운영하기 쉽지 않아서다.

교육부가 집계한 국립대병원 16곳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대기 일수 현황을 보면, 2021년 평균 27일이었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대기 일수는 2025년 34일로 26%가량 길어졌다. 이들 16곳 국립대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수는 2021년 123명에서 2025년 104명으로 19명 줄었다. 전체 상급종합병원의 정신과 폐쇄 병상 역시 2015년 955개에서 2024년 914개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적 인식 역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의 발목을 여전히 붙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국민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도’는 2022년 3.95점 대비 2024년 0.1점 상승한 반면, 정신질환에 대한 수용도와 부정적 인식은 2022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구성하는 8개 항목을 분석한 결과,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취업 등 사회생활에 불이익을 받는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 ‘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 등의 응답에 대한 동의 수준이 높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자들의 사회적·경제적 고립도 불가피한 양상이다. 2023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인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225만6000원으로 전체 장애 유형 중 가장 낮았다. 2024년 상반기 장애인 경제활동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정신장애인의 고용률 역시 11.4%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인구 자살률은 29.1명인 것과 비교해 정신장애인은 151.6명으로 약 5.2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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