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뢰, '정전협정 위반'이라는데...외교 대응 '뒷짐'

입력 2026-10-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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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과 유엔사는 29일 비무장지대 MDL 이남에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를 발견했다. (합참)
▲우리 군과 유엔사는 29일 비무장지대 MDL 이남에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를 발견했다. (합참)

유엔군사령부가 군사분계선(MDL) 이남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과 관련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난달 30일 공식 인정했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정전협정 준수를 촉구하기 위해 국제사회 협조가 필요한 데도 이를 견인할 우리 정부의 외교적 조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 인정한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관련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낼 계획이 있는지 묻자 “우리 안보 관련 부서 간에 논의가 진행된 후에 여러 가지 방안들을 생각할 것”이라며 “현재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북한이 우리 땅에 지뢰를 심고 정전협정을 위반한 사실이 명백한 데도 외교 차원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지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을 두고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의장한테 서한 보내고 비난 결의 받아내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이런 조치들을 결정할 NSC 상임위원회가 아직 개최도 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외교 차원의 대응과도 비교된다. 2015년 8월 4일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추진철책 통로에 매설한 지뢰가 폭발하면서 우리 군 간부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후 엿새 만인 10일 유엔사 군정위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유엔사무총장은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정전협정 준수와 대화 참여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후 8일 만인 18일 우리 정부는 주유엔대사 명의로 안보리 의장에게 조사결과를 담은 서한을 보내면서 안보리 공식문서로 회람해 줄 것을 요청했고, 실제 회람됐다. 안보리 공식문서로 회람한다는 것은 해당 사건을 안보리의 공식 기록에 올려 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정식 배포하는 절차로, 공동 규탄 및 재발방지 촉구 관련 국제공조를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교관 출신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국경선 요새화한다면서 정전협정을 무력화하고 있는데 우리 입장을 강화시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유엔에 서한 보내고 공식문서로 회람하고 하는 절차는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고, 심판 역할을 할 국제사회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며 그게 바로 외교전"이라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유엔사에서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 인정했는데 군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릴 필요도 없는 것”이라며 “안보리 의장 서한을 보낼지 말지를 아직도 검토하고 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를 압박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여론이 중요하고 이를 공식화하려는 외교적 조치는 필수”라며 “안 하고 있다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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