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잠김·전세 공급 감소 우려
“거래·가격 안정 효과 제한적”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이 향후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에 따른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매물 잠김과 전·월세 공급 감소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세제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일률적인 세 부담 강화에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다양한 사유에 따라 거주 또는 비거주를 선택하게 되는 만큼 세 부담 강화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세제 개편 자체가 주택 거래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임 교수는 "세제 개편이 거래 활성화와 가격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금리 인상이 신규 매수를 위축시키면서 거래량을 감소시키고 가격 안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일 경우 임대차 시장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유 주택을 전·월세로 내놓고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1주택자가 적지 않은 만큼 세 부담 강화가 임대 매물 감소나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비거주 1주택자 상당수는 직장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불가피하게 다른 곳에 사는 실수요자"라며 "이들을 투기 수요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고 오히려 전세 물건이 줄어 임차인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주 여부보다는 보유 주택 수를 중심으로 과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세 부담 강화가 거래 활성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이 함께 커지면 다주택자와 비거주자가 팔지도, 사지도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 잠김으로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며 "강남권에서는 일시적인 가격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수요가 비강남이나 경기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세제와 대출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기보다 거래 가능한 매물과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 교수는 양도세 중과의 한시적 유예와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정비사업 인허가 단축 등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 부담 강화로 매도 대신 증여나 장기 보유를 선택하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제한될 수 있다"며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와 장기 보유자의 부담을 고려한 정교한 세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