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노동조합이 기관의 지방 이전 검토를 두고 국가 수출금융 인프라의 경쟁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사라며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내외 금융 생태계와의 유기적인 연결이 필수적인 업무 특성을 무시한 일차원적 분산은 결국 국가 수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무보 노조는 2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산업은행 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무보의 지방이전 검토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노조 측은 국가균형발전과 '경제수도 서울'이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대한민국 중심 수출금융기관인 무보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방식의 이전은 오히려 이러한 정책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무보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지원기관이 아니라 방산·원전·조선·플랜트 등 대규모 해외 수주를 전방위로 지원하는 '국가 수출금융 인프라'라는 것이 노조의 핵심 논리다.
정부가 국정과제 및 권역별 성장엔진 육성 방안 등에서 이미 무보를 전 권역을 아우르는 공통 수출금융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무보의 수출금융은 직접 대출이 아닌 보험·보증을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촉진하는 구조다. 수조원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 금융 조건 설계와 다수의 금융 참여자 간 협상을 위해 법률, 회계, 재무 자문 기능이 집적된 시장 생태계 연결망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박홍철 무보 노조위원장은 "금융으로 균형발전을 지원하고 서울을 경제수도로 키우겠다면 세계 수준에 이른 무보 수출금융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 아니라 더 강화해야 한다"며 "무보의 금융은 기능에 맞는 집적과 연계가 경쟁력 기반인 만큼, 잔류 최소화와 같은 일차원적 기준으로 강제 분산해 이전하겠다는 것은 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에 손해"라고 지적했다.
박상준 무보 노동이사는 "기관의 미래와 임직원 근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한 직원 대표는 "공공기관 직원들도 국민이자 노동자로서 존중과 경청의 대상"이라며 "비효율적인 이전 논란과 불안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해외 주요국의 공적 수출금융기관 사례도 제시됐다. 정부 기능 지방 분산 정책을 추진 중인 영국의 수출금융기관(UKEF)은 금융 경쟁력 활용을 이유로 런던에 소재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2015년 도쿄 일극 완화 정책 당시 일본무역보험(NEXI)의 이전을 검토했으나 국가 효익 극대화를 위해 도쿄 잔류를 결정한 바 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무보 노조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서 무보의 배제를 촉구하는 전 임직원 서명 탄원서를 청와대 국민경청비서관실에 공식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