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조 실탄 확보한 메리츠증권…모험자본 시장에서 '진검승부'

입력 2026-09-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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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신사옥.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 신사옥. (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이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발판으로 기업금융(IB) 확대에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9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올라서며 16조7000억원의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했다. 대형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메리츠증권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의결했다. 지난해 7월 인가를 신청한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인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검사 등으로 심사가 장기화했다. 4월에는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이후 이달 9일 심사가 재개됐고 16일 증선위 문턱을 넘어서면서 최종 인가를 받았다.

금융위는 "이번 메리츠증권 인가로 모험자본 공급 등 기업의 다양한 자금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인가로 약 16조7000억원의 발행어음 조달 여력을 확보했다.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약 8조3500억원인 점을 감안한 규모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할 수 있다. 고객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금융과 채권, 대출 등에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메리츠증권으로서는 기존 IB 사업을 확대할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가 열린 셈이다. 특히 그동안 축적한 기업금융 역량을 활용하면서 혁신기업과 성장기업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발행어음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발행어음 잔액은 55조9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해 인가에 도전한 키움증권과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순차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이달 9일 삼성증권에 이어 메리츠증권까지 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자는 모두 9곳으로 늘었다.

후발주자인 메리츠증권은 고객 자금 확보와 운용 수익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이달 초 주요 증권사의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연 3% 후반에서 4% 수준이었다. 고객 확보를 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조달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수익성 있게 운용하느냐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정부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 기조도 변수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2028년까지 조달액의 25%를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한다. 메리츠증권이 발행 한도인 16조7000억원을 모두 활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4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금조달 능력이 커지는 만큼 혁신기업과 성장기업 등에 대한 투자처 발굴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IB역량과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혁신기업과 성장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며 “안정적 자금조달을 기반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테일 고객에게는 양질의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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