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추석 지방 쓰는 법…‘현고학생부군신위’부터 한글 지방까지

입력 2026-09-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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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를 앞두고 지방을 쓰려면 눈에 익은 문구도 새삼 어렵게 느껴진다. ‘현고학생부군신위’는 아버지를 모실 때 쓰는 말인데, 어머니나 조부모의 지방에는 어떤 글자를 써야 할까. 부모님 두 분을 한 장에 적을 때는 각각의 위치도 헷갈리기 쉽다.

2026년 추석은 25일 금요일이다. 지방을 쓰려는 가정이라면 종이에 글자를 옮기기 전에 누구를 모시는지, 지방을 쓰는 사람과 고인이 어떤 관계인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 관계에 따라 첫머리의 문구가 달라진다.

지방(紙榜)은 고인을 모시기 위해 종이에 적는 임시 신위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사당에 신주를 모시기 어려울 때 이를 대신해 사용해 왔다. 흔히 ‘임시 위패’라고 부르는 이유다. 흰 종이를 세로로 길게 잘라 가운데에 글씨를 쓰며, 폭 6㎝·길이 22㎝ 안팎이 자주 소개된다. 다만 옛 기록에도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므로 그 치수에 반드시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 지방의 여덟 글자, 어떻게 읽을까

돌아가신 아버지를 모실 때 널리 쓰는 문구가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다. 여덟 글자를 ‘현고·학생·부군·신위’로 끊어 읽으면 뜻이 보인다.

‘顯考(현고)’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높여 이르는 말이다. ‘學生(학생)’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뜻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관직을 지내지 않은 남성에게 쓰던 표현이다. ‘府君(부군)’은 남성 고인에 대한 호칭이고, 끝의 ‘神位(신위)’는 고인을 모시는 자리를 뜻한다. 아버지 지방에 생전의 이름을 적지 않고 ‘부군’을 쓰는 것도 이 전통적인 형식에 따른 것이다.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어머니는 이름 대신 본관과 성씨를 적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지방은 顯妣孺人○○氏神位(현비유인○○씨신위) 형식으로 쓴다. ‘顯妣(현비)’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뜻하고, ‘孺人(유인)’은 전통적으로 쓰던 여성의 호칭이다. 여기서 ‘○○’에 들어가는 것은 어머니의 생전 이름이 아니라 본관과 성씨다.

예를 들어 어머니의 본관이 김해이고 성이 김씨라면 顯妣孺人金海金氏神位(현비유인김해김씨신위)라고 적는 식이다. 아버지 지방은 ‘부군’으로 끝부분의 호칭을 쓰고, 어머니 지방에는 본관과 성씨를 적는다는 차이를 기억하면 이해하기 쉽다.

조부모를 모실 때는 관계를 나타내는 말을 더한다. 할아버지는 顯祖考學生府君神位(현조고학생부군신위), 할머니는 顯祖妣孺人○○氏神位(현조비유인○○씨신위)다. 증조부모라면 ‘祖考·祖妣’ 앞에 ‘曾(증)’을, 고조부모라면 ‘高(고)’를 붙인다. 같은 ‘고’라는 발음이어도 아버지를 뜻하는 ‘考’와 고조부모를 뜻하는 ‘高’는 한자가 다르므로 옮겨 적을 때 주의해야 한다.

형제나 배우자는 또 다른 관계 표현을 사용한다. 전통적인 표기에서 남편은 ‘顯辟(현벽)’, 형은 ‘顯兄(현형)’으로 시작한다. 반면 동생은 ‘亡弟(망제)’ 또는 ‘故弟(고제)’, 자녀는 ‘亡子(망자)’ 또는 ‘故子(고자)’라고 쓴다.

부모님 두 분을 함께 모신다면

돌아가신 부모님 두 분을 한 장의 지방에 함께 적을 때는 지방을 바라보는 사람을 기준으로 아버지를 왼쪽, 어머니를 오른쪽에 쓴다. 이를 ‘좌고우비(左考右妣)’라고 한다. 한 분만 모신다면 해당 고인의 문구만 가운데에 적으면 된다. 두 분의 문구를 쓸 때는 먼저 어머니의 본관과 성씨를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자가 낯설다면 지방을 한글로 써도 된다. ‘건전가정의례준칙’에는 흰 종이에 아버지는 ‘아버님 신위’, 어머니는 ‘어머님 ○○씨 신위’처럼 적는 예시가 실려 있다. 어머니의 지방에는 본관과 성씨를 적도록 했다.

지방 대신 고인의 사진을 모시는 방법도 있다. 이 준칙은 사진이 없을 때 지방을 쓰는 방식을 제시하며,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도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도 된다고 안내했다. 지방을 사용했다면 차례를 마친 뒤 태워 보내는 것이 전통적인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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