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털어낸 육일씨엔에쓰, ‘바이오’로 사업판 다시 짜나

입력 2026-09-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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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매출 60% 씨엔에이 매각 후 ‘외형 공백’…주가 부양·신사업 필요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경영진 등 24% 확보…회사 측 “임총 후 방향 명확해질 것”

▲육일씨엔에쓰 CI. (사진제공=육일씨엔에쓰)
▲육일씨엔에쓰 CI. (사진제공=육일씨엔에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책임지던 핵심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 육일씨엔에쓰가 바이오 사업을 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소액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코넥스 바이오 기업의 실질 지배 세력을 2대 주주로 맞이한 데 이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 전면 교체와 바이오ㆍ인테리어 신사업 장착을 단행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육일씨엔에쓰는 내달 1일 경북 구미 공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 사업목적 추가를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의결한다.

이번 주총은 단순한 신규 사업 추가를 넘어 이사회의 전면적인 손바뀜을 예고하고 있다. 육일씨엔에쓰는 사내이사 후보로 코넥스 상장사인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의 김승준 대표이사와 조현선 수석연구원,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의 최대주주인 이정호 무아디자인 대표를 나란히 추천했다. 독립이사(사외이사)에는 한정훈 정형외과 원장, 신임 비상근감사에는 한국거래소(KRX) 코스닥시장본부 코스닥공시2팀장(부부장) 출신인 김정한 애드바이오텍 감사를 내정했다.

정관 개정안에는 인수 주체들의 정체성이 투영됐다. 세포치료제, 동물의약품, 줄기세포, 임상시험 컨설팅 등 바이오ㆍ의약 분야 사업목적이 대거 신설된다. 아울러 바이오와 무관한 인테리어 사업, 건축공사업, 가구 제작, 시각ㆍ제품디자인업도 함께 안건에 올랐다. 신규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이정호 대표의 개인 회사인 무아디자인의 사업 영역을 상장사 안으로 그대로 끌어들인 구조다. 회사는 정관상 이사 정원을 기존 ‘3명 이상’에서 ‘3명 이상 7명 이하’로 묶는 상한 규정도 신설해 신규 경영진 중심의 이사회 통제력을 강화했다.

이러한 사업 재편의 배경에는 모태 사업 정리와 핵심 캐시카우 매각에 따른 실물 외형 축소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육일씨엔에쓰는 지난해 주력 제조업이던 베트남 강화유리 생산법인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7월 유일한 흑자 사업부이던 정밀화학(폴리염화비닐(PVC) 안정제 등) 자회사 씨엔에이 지분 100%를 사모펀드(PEF) 특수목적법인(SPC) 제이앤피치에 145억원을 받고 처분했다.

씨엔에이는 회사의 실질적인 실적을 지탱해 온 알짜 자회사다. 올해 상반기 육일씨엔에쓰의 연결 기준 매출 186억원 중 씨엔에이가 담당한 정밀화학 부문 매출은 112억원으로 60.3%에 달했다. 연결 영업이익(3153만원) 역시 씨엔에이가 낸 17억원의 영업흑자 덕분에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또 다른 종속사인 컴버스테크(에듀테크)가 상반기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씨엔에이 매각으로 하반기부터는 연결 외형의 과반이 증발하고 본업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거로 보인다.

인수 측은 30억원 미만 소액공모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육일씨엔에쓰는 최근 30억원 미만의 3자배정 유상증자 2건을 잇달아 단행했다. 이를 통해 김승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대표가 신주 230만5918주를 취득해 지분 13.05%를 확보하며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공시했다. 여기에 단순투자 목적으로 유증에 납입한 정한섭 씨의 물량이 우호 지분으로 묶일 경우 신규 진입 세력의 보유 주식은 430만5917주로 늘어난다. 정 씨는 코스닥 상장사 트윔의 최대주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증자 후 총 발행주식 기준 김 대표와 정 씨의 합산 지분율은 24.38%로, 기존 최대주주인 구자옥 대표의 보통주 지분(30.35%)을 바짝 추격하는 구도를 형성했다.

앞서 육일씨엔에쓰는 8월 초 컴버스테크의 양수대금을 기존 115억원에서 65억원으로 50억원 깎는 동시에 50억원 규모의 3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0원(무상)에 만기 전 취득함으로써 잠재 오버행과 채무 리스크를 털어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씨엔에이 매각 대금 145억원을 손에 쥐고 부채까지 정리한 육일씨엔에쓰와, 상장 플랫폼 및 자금 조달 창구가 절실한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육일씨엔에쓰의 바이오 사업 재편과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정관 변경 공시가 진행됐으나 바이오 사업 개편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현재 정해진 바는 없다”며 “임시주주총회가 진행되고 (경영진) 교체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구체적인 방향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규 세력과의 지분 격차에 대해서는 “유상증자는 완료된 상태로 비율상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대주주 지분과는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력 사업 매각에 따른 실적 및 주가 부양을 위한 신사업 필요성에 대해서는 “주력 사업을 매각한 상황에서 주가도 지속해서 빠지고 있어 보완 사업이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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