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알고리즘 데이터 편향에 따른 차별 위험을 경계하고 여성 리더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크 플리스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여성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축사에서 AI 시대 성평등 실천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플리스 대사는 “AI 기반 시스템 안에 내재된 편향 데이터가 디지털 차별로 이어져 기존 불평등 구조를 오히려 고착화할 실질적 위험이 있다”며 시스템 설계와 감독 단계에서 다양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플리스 대사는 성평등이 당위적 차원을 넘어 금융산업의 실질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은 특정 집단이 아닌 사회 전체를 위해 작동할 때 가장 강력한 효율을 발휘한다”며 “이는 단순한 윤리나 공정성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경제적 가치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세계은행(World Bank) 분석을 인용해 “남성과 여성 간 경제적 격차를 완전히 해소할 경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내 여성 인재 진출 확대가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 허브인 룩셈부르크의 선진 제도 실행 모델도 제시했다. 룩셈부르크는 2023년 조직 내 성 다양성 확대를 목표로 ‘룩셈부르크 여성금융인 헌장’을 선포했다. 현재 헌장 서명 기관의 임직원 수는 3만7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룩셈부르크 금융산업 전체 종사자의 42%에 달하는 규모다. 서명 기관들은 글로벌 젠더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고위 의사결정 기구의 성별 균형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실행력도 담보했다. 룩셈부르크 재무부가 직접 의장을 맡는 ‘젠더금융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금융 리더들과 실무그룹을 연결했다. 여성의 고위직 경력 개발을 전방위 지원하는 한편 여성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특화 금융상품과 서비스 확대를 이끌고 있다.

플리스 대사는 헌장과 선언을 실질적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을 거듭 주문했다. 그는 “룩셈부르크는 약속을 현실로 바꾸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진전은 화려한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실행에 좌우된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한국 금융권이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 제도 개선에 돌입한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라며 “오늘 다진 실천의 발걸음이 향후 수년간 한국 금융산업의 포용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굳건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