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6년 새 70%↑
울산·해남 등도 개발 착수
기대감에 주변 집값도 ‘들썩’

부동산 시장에서도 AI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입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전력과 부지를 확보한 데이터센터의 희소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규 개발은 여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울산과 해남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에서는 개발 기대감과 맞물려 주변 주택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가 최근 발간한 '한국 데이터센터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시장은 아직 거래 사례가 제한적이지만 최근 대형 딜이 잇따르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남 데이터센터는 이지스자산운용에서 맥쿼리인프라로 약 7340억원에 매각됐다. 올해는 엑티스가 개발한 에포크 안양센터가 코람코자산운용에 약 8400억원 규모로 매각 절차를 밟는 등 전력 공급 용량 40MW급의 초대형 데이터센터까지 투자시장 거래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도권 데이터센터 수요도 여전히 견조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데이터센터 공실률은 5% 미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평균 임대료는 2019년 ㎾당 약 14만원에서 2025년 약 25만원으로 7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 여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수도권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집중된 데 비해 전력망 여력이 제한적이고 가용 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신규 사업은 상대적으로 전력 확보가 용이한 비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특히 울산과 해남, 새만금 등 비수도권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입지로 부상하고 있다.
CBRE코리아는 “국내 전력 생산은 비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소비는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수도권의 전력 공급 여력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미 전력을 확보한 수도권 데이터센터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지는 동시에 전력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비수도권이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수도권에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에서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약 7조원을 투입해 103MW급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과 구미, 새만금 등에서도 기업 주도의 데이터센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는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주택시장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값은 지난해 5월 마지막 주 이후 60주 이상 연속 상승세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울산 남구에서도 주요 단지의 거래가격이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구 '대현더샵' 전용면적 84㎡는 올해 들어 8억원 중·후반~9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면적이 주로 7억~8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대가 높아졌다. '문수로2차아이파크1단지' 전용 84㎡도 올해 11억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지난해 9억원대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국가 AI컴퓨팅센터가 들어서는 해남 솔라시도의 배후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무안 오룡지구도 비슷한 흐름이다. 국가 AI컴퓨팅센터는 8월 착공해 2028년까지 첨단 AI 반도체 1만5000장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룡지구 '힐스테이트오룡1단지' 전용 84㎡는 최근 5억원 안팎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4억원 안팎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오룡에듀포레푸르지오2단지' 전용 84㎡도 9월 4억44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달 3억8700만원보다 가격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을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개발 기대감 등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발표되더라도 초기에는 토지 보상과 공사 인력 유입이 대부분이어서 주택 수요가 즉각 늘어나지는 않는다”면서도 “단기적인 가격 상승보다는 산업과 인프라가 함께 갖춰지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