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안 그치는 일본…추석여행·아시안게임 '비상' [해시태그]

입력 2026-09-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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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현지시간) 일본 중부 후쿠이현 후쿠이시의 도로가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이시를 비롯한 후쿠이현 일부 지역에 최고 단계의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는 등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PA/연합뉴스)
▲8월 30일(현지시간) 일본 중부 후쿠이현 후쿠이시의 도로가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이시를 비롯한 후쿠이현 일부 지역에 최고 단계의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는 등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PA/연합뉴스)


일본이 하늘과의 ‘밀당’ 중입니다. 비가 그칠 듯하다 다시 내리는 날씨가 일본 수도권을 3주 넘게 붙잡고 있는데요. 도쿄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22일 연속 비가 관측됐죠. 이달 들어 내린 비만 9월 한 달 평년 강수량의 약 1.5배에 달합니다.

기록적인 호우로 인명·주택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9일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비상이 걸렸죠. 선수단 숙소에서 대피 상황이 벌어졌고 일부 경기는 연기되는 등 벌써 사건·사고가 시작됐는데요. 추석 연휴인 24∼27일 일본 여행을 계획한 관광객도 기상 상황에 연일 신경이 곤두서있죠.


▲7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빗속을 걷고 있다. 이날 간토 남부와 이즈제도에 폭우가 내린 가운데 일본 기상청은 이즈제도에 경계수준 5단계 산사태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동부 태평양 연안 지역에도 산사태와 침수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빗속을 걷고 있다. 이날 간토 남부와 이즈제도에 폭우가 내린 가운데 일본 기상청은 이즈제도에 경계수준 5단계 산사태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동부 태평양 연안 지역에도 산사태와 침수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EPA/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의 도쿄 일별 관측자료에 따르면 도쿄에는 1일부터 17일까지 333.5㎜의 비가 내렸는데요. 도쿄의 9월 평년 강수량은 224.9㎜로, 이달 절반을 조금 넘긴 시점에 이미 한 달 평년치보다 48.3%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6일에는 96.5㎜, 7일에는 72.5㎜가 내렸는데요. 15일과 16일에도 각각 20.5㎜와 26.5㎜가 기록됐고, 17일 강수량도 4.5㎜였죠.

이번 장기 강우의 핵심 원인은 혼슈 부근에 정체한 가을비 전선입니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맞서면서 전선이 일본 열도 부근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통상 9월이면 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점차 약해져야 하지만 올해는 고기압의 영향이 비교적 강하게 남았죠.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일본으로 계속 유입되면서 전선의 비구름도 발달했습니다.

여기에 제24호 태풍과 열대저압부가 잇따라 접근하며 전선에 수증기를 추가로 공급했는데요. 태풍이 가을비 전선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이미 형성된 전선의 비구름을 강하게 발달시키는 역할을 한 겁니다. 일본 기상정보업체 웨더뉴스도 6일 제24호 태풍과 전선의 영향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동일본의 호우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했죠.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대기협동연구소(CIRA)·일본 기상청(JM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대기협동연구소(CIRA)·일본 기상청(JM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전선의 위치가 조금만 달라져도 강수 지역과 강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특징인데요. 인접 지역에서도 한쪽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비 피해도 누적되고 있는데요. 일본 총무성 소방청이 11일 오전 발표한 ‘8월 27일부터의 호우 및 제24호 태풍·전선 피해’ 34차 보고서에 따르면 1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쳤습니다. 침수와 파손 등을 포함한 주택 피해는 2793채로 집계됐죠.

사망자는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발생했는데요. 지난달 27일 도야마현과 이시카와현, 30일 후쿠이현 일부 지역에는 가장 높은 단계인 경계수준 5단계 호우 특별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5일 야쿠시마, 7일 도쿄도 이즈제도의 니지마·오시마·도시마에 산사태 특별경보가 발령됐는데요. 8일에는 기후현과 아이치현을 흐르는 쇼나이강에 범람 특별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소방청 집계 이후인 16일에도 시즈오카현 가케가와시에서 도로와 역 지하통로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 위험이 커지면서 경계수준 4단계 경보가 발령됐죠.


▲8일(현지시간) 일본 나고야에서 차량 한 대가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지나고 있다. 뒤로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보인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일본 나고야에서 차량 한 대가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지나고 있다. 뒤로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보인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나고야도 호우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8일 나고야에는 시간당 104.5㎜의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는데요. 도로와 주택이 침수됐으며 지하철과 시내버스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요. 약 3500명이 대피소로 이동했죠. 나고야항 가든부두의 컨테이너형 숙소에 머물던 선수와 관계자 약 400명도 침수 우려로 고지대로 대피했다가 복귀했습니다.

폭우는 이미 아시안게임 경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17일 닛신시 고로기스포츠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국과 방글라데시의 여자 크리켓 8강전은 비로 경기장 상태가 나빠져 한 공도 던지지 못한 채 취소됐습니다. 대회 규정에 따라 사전 순위가 높은 방글라데시가 준결승에 올랐고, 중국은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탈락했죠.

우려는 계속되는데요. 이노우에 고세이 일본 선수단장은 17일 “폭우와 악천후로 일부 경기가 이미 지연되거나 연기됐다”며 21일 태풍이 접근할 가능성도 언급했죠. 크리켓과 야구·테니스·골프 등 야외 종목은 폭우와 낙뢰, 돌풍에 취약한데요. 요트·조정·카누 등 수상 종목도 풍속과 파고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죠. 대회 기간이 정해진 만큼 연기가 이어지면 예비일과 경기장 배정에도 부담이 커집니다.


▲제25호 태풍 '두쥐안' 예상 경로 (출처=일본기상협회 캡처)
▲제25호 태풍 '두쥐안' 예상 경로 (출처=일본기상협회 캡처)


제25호 태풍 ‘두쥐안’은 추석 연휴 전에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인데요. 일본 기상청이 18일 오전 발표한 태풍 정보에 따르면 두쥐안은 오가사와라 근해에서 시속 45㎞로 북서진 중입니다. 중심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0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40m였죠.

태풍은 19일 오전 6시 지치지마 남서쪽 약 190㎞ 해상을 지나 20일 오전 3시 도리시마 남서쪽 약 240㎞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어 21일 오전 3시 이즈제도 근해까지 북상한 뒤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22일 일본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인데요.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2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의 추석 연휴에 태풍이 일본 열도에 직접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가을비 전선과 저기압이 일본 부근에 다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죠.

일본기상협회가 18일 오전 8시 발표한 2주 예보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반에는 대체로 맑겠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주요 도시의 비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도쿄는 24일 흐린 뒤 25∼27일 강수 확률이 60∼70%로 높아집니다. 오사카는 24일 20%, 25일 40%에서 26일 70%, 27일 80%로 오르고요. 후쿠오카는 24∼26일 20∼40% 수준을 보이다가 27일 80%로 치솟죠.

반면 삿포로는 25일 한때 비가 내릴 가능성을 제외하면 대체로 맑고, 오키나와 나하도 연휴 기간 강수 확률이 20∼40%로 비교적 낮습니다. 현재 예보대로라면 도쿄는 25일부터, 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는 26∼27일부터 야외 관광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죠.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나고야는 연휴 전반까지 비교적 양호한데요. 24일과 25일은 대체로 맑거나 구름이 끼겠고 강수 확률은 모두 20%입니다.


▲8월 30일(현지시간) 일본 중부 후쿠이현 사카이시의 주택가에서 차량 한 대가 폭우로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이시를 비롯한 후쿠이현 일부 지역에 최고 단계의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는 등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PA/연합뉴스)
▲8월 30일(현지시간) 일본 중부 후쿠이현 사카이시의 주택가에서 차량 한 대가 폭우로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이시를 비롯한 후쿠이현 일부 지역에 최고 단계의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는 등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PA/연합뉴스)

▲8월 30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이현 사카이시에서 한 남성이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8월 30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이현 사카이시에서 한 남성이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연휴 후반 비 예보에 국내 여행객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올해 추석은 별도의 대체공휴일 없이 나흘간 이어지는 만큼 비행시간이 짧은 일본에 여행 수요가 몰렸죠.

호텔스컴바인과 카약이 4일 발표한 19∼30일 항공권 검색 자료에서 일본은 국가별 검색량의 46%를 차지했습니다. 일본 도시 가운데서는 오사카와 후쿠오카, 도쿄 순으로 검색량이 많았는데요. 호텔스컴바인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자료에서도 도쿄가 국내외 여행지 검색 1위에 올랐죠. 후쿠오카와 오사카는 각각 3위와 4위, 오키나와는 8위를 기록했습니다.

해외여행 평균 숙박 기간은 약 2.5박으로, 전체 숙박 일정의 약 60%가 2∼3박 여행이었는데요.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높아진 수치죠.

짧은 일정에서는 하루의 폭우나 항공편 지연도 여행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요. 태풍은 추석 전에 일본에서 멀어질 전망이지만 가을비 전선과 저기압의 위치에 따라 예보가 다시 달라질 수 있죠.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과 야외 경기를 치러야 하는 아시안게임 선수단 모두 당분간 하늘에서 눈을 떼기 어려워 보입니다.


▲8일(현지시간) 일본 나고야에서 시민들이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일본 나고야에서 시민들이 폭우로 침수된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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