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이머니가 자기주식 54.82%를 전량 소각하면 김동준 키움증권 사장의 명목 지분율은 33.13%에서 73.33%로 높아진다. 이미 의결권 기준으로 이머니를 지배하고 있는 김 사장의 지위가 지분율에서도 명확해지는 셈이다. 김 사장이 그룹 지배구조 상단과 키움증권 이사회에서 동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인 만큼 계열사 간 수의계약을 심사하는 내부통제 장치의 독립성과 실효성도 주목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머니의 발행주식 16만6000주 가운데 김 사장은 5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진이·김진현 씨는 각각 1만주, 나머지 9만1000주는 자기주식이다. 총발행주식 기준 김 사장의 지분율은 33.13%지만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을 제외한 유효 의결권은 73.33%다.
개정 상법에 따라 기존 자기주식도 원칙적인 소각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머니는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량 소각하면 발행주식은 7만5000주로 줄고 김 사장의 명목 지분율도 73.33%가 된다.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보유·처분계획 등 예외가 적용될 수 있어 소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법 시행 이전 취득한 자기주식에는 1년6개월의 경과기간이 적용되며, 일정한 요건을 갖춰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보유·처분계획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머니의 공시 사항이기 때문에 사전에 처분 계획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영향력은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를 통해 금융 계열사까지 연결된다.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지분 31.56%,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 지분 46.85%,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지분 42.45%를 보유한다. 김 사장도 다우데이타 지분 6.53%를 직접 보유하고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지배구조 상단의 이머니를 통해 키움증권 최대주주인 다우기술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거래 상대방인 키움증권에서는 이사회 의사 진행을 맡는 구조다. 이머니 자기주식 소각으로 지배력이 명목 지분율로도 확정되면 계열사 거래 양쪽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다우키움그룹 동일인은 여전히 김익래 전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지분 23.01%와 다우기술 지분 1.16%를 보유하고 다우데이타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재임해 부자 간 권한 이양의 과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승계 정점인 이머니에는 지배주주를 견제할 이사회 장치가 사실상 없다. 이머니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으로만 구성돼 사외이사와 이사회 내 위원회가 없다. 자기주식 처리와 계열사 거래를 독립적인 시각에서 심사할 기구가 공시상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이머니는 2025년 키움증권에 정보제공 서비스를 제공해 10억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키움캐피탈·키움저축은행과의 시스템 운영 거래를 포함한 세 거래는 모두 수의계약으로 공시됐다.
내부거래 규모가 더 큰 곳은 다우기술이다. 키움증권 최대주주인 다우기술이 2025년 키움증권에서 정보기술(IT) 아웃소싱 등으로 올린 매출은 1155억7800만원으로 별도 매출의 32.34%였다. 2026년 상반기 매출도 673억4400만원으로 별도 매출의 32.12%를 차지했다. 2분기 키움증권과의 시스템 운영·구축 거래 345억9700만원은 모두 수의계약이었다.
통제 절차는 마련돼 있다. 키움증권은 주요주주와의 거래를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승인하도록 규정했다. 이사회는 2024년 계열사 IT 관련 거래를 네 차례 의결하고 두 차례 보고받았으며 2025년에는 여섯 차례 의결하고 세 차례 보고받았다. 공개된 의결안건은 모두 참석 이사 찬성으로 가결됐다.
하지만 절차가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작동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6월 말 기준 키움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가 과반이지만 공동의장은 오너 2세인 김 사장과 그룹 창립 멤버인 이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2025년 이사회 12차례에서 연말 재임 사외이사 4명의 원안 찬성률은 모두 100%였다.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별도 회의도 2024년과 2025년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사외이사가 수적으로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이사회 운영 주도권이 내부 경영진에 있고 독립적인 논의 창구까지 작동하지 않는다면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우기술도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운영한다. 위원회는 2025년 키움증권 IT 아웃소싱(ITO) 계약과 퇴직연금시스템 구축 계약,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계약 등을 가결했다. 2026년 2월9일 키움증권 ITO 계약도 참석 이사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결국 지배구조 정점인 이머니에는 사외이사가 없고, 중간 지배회사인 다우기술의 내부거래위원회와 금융 계열사인 키움증권 이사회에서는 관련 안건이 모두 찬성으로 가결된 구조다. 김 사장의 지배력이 강화될수록 각 단계에 마련된 견제 장치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입증할 필요성도 커지는 이유다.
전산장애가 반복된 점도 계약 심사의 실효성을 따져볼 대목이다. 키움증권에서는 2025년 4월3일과 4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문 체결이 세 차례 지연됐고 2026년 6월16일에도 개장 전 MTS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2025년 12월 ‘정보통신기술(ICT) 내부통제 적정성 점검’에서는 ‘일부 보완 필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적용되는 공정거래 관련 법령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거래 역시 관련 규정과 내부 절차에 따라 적정하게 관리·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