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미 국채금리 5% 돌파…연준 금리 인상 우려까지
24시간 동안 7억7000만달러 강제 청산…알트코인 낙폭 더 커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법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한 가운데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한 영향이다.
한국시간 16일 오전 6시 42분 기준 글로벌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32% 하락한 7만5697.84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6.25% 내린 2400.41달러, 리플(XRP)은 11.55% 급락한 1.29달러를 기록했다. 솔라나는 6.60%, 하이퍼리퀴드는 5.21%, 지캐시는 5.69% 떨어졌다. 바이낸스코인(BNB)과 트론도 각각 1.76%, 1.12% 하락하는 등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주요 가상자산 대부분이 약세를 나타냈다.
직접적인 하락 요인은 미국 상원에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인 ‘디지털자산시장 명확화법’, 이른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처리가 무산된 것이다.
미 상원은 15일(현지시간) 클래리티법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토론 종결 표결을 진행했지만 찬성 49표, 반대 50표에 그쳤다. 법안을 다음 단계로 넘기기 위해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클래리티법은 디지털 자산이 증권과 상품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범위를 구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가 미국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핵심 법안으로 기대해왔지만, 처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시장 전반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법안이 최종 폐기된 것은 아니지만 11월 중간선거와 의회 휴회를 앞두고 있어 단기간에 다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관련 종목도 동반 급락했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주가는 약 9∼10% 떨어졌고,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 주가도 5% 넘게 하락했다.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 상승도 하락 폭을 키웠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송시설의 가동 차질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4% 오른 배럴당 105.83달러, 브렌트유는 2.9% 상승한 108.7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높은 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께 발표될 예정이다.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선물시장의 레버리지 투자자들도 대거 청산됐다. 코인글래스 자료를 인용한 FX스트리트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약 7억7000만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매수 포지션 청산액은 각각 약 1억9140만달러와 2억350만달러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