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가 된 워치페이스 앱은 삼성전자가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니라 외부 개발자가 제작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법원은 삼성전자를 단순히 온라인 공간을 제공한 중립적인 플랫폼 사업자로 보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개발 도구를 제공하고, 앱 등록 과정에서 기술·콘텐츠 심사를 수행했으며, 앱의 노출 여부를 결정하고 침해 앱을 삭제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번 판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손해배상액이다. 삼성전자는 실제 수수료 수익인 301달러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이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료 워치페이스가 직접적인 매출을 발생시키지 않았더라도,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앱과 워치페이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제품의 장점으로 내세운 점을 고려하여 스마트워치 생태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본 것이다.
이 판결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직접적인 판매수익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플랫폼이 콘텐츠의 등록·심사·노출·삭제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이를 통해 생태계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면, 제3자가 올린 콘텐츠라 하더라도 막대한 지식재산권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기업의 핵심 사업모델로 자리 잡은 지금,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단순한 사후 대응수단이 아니라 사업 운영을 위한 필수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으로 보아야 한다. 작은 수수료 수익 뒤에 숨어있는 상표의 무형적 가치는 생각보다 훨씬 클 수 있다. 홍혜종 새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