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더위가 남아있지만, 75세 이상 고령층과 50세 이상 만성질환자들은 호흡기 감염병 예방접종을 서둘러야 할 시기다. 특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은 인플루엔자보다 유행시기가 1~2개월 빠른 만큼,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사전에 방어막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RSV 시즌 직전인 8월 말부터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대한감염학회 역시 RSV 유행 시기를 고려해 8월~10월에 접종하는 것을 권고한다.
RSV 감염증은 인플루엔자(독감)와 함께 법정 제4급 감염병으로 지정 및 관리되고 있다. RSV는 건강한 성인에게는 가벼운 감기 증상에 그치지만, 75세 이상 고령자나 심부전,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암 병력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50세 이상 성인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특히 RSV 감염증은 바이러스성 폐렴을 일으키거나 기존 만성질환을 급격히 악화시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인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세균성 폐렴보다도 중환자실 입원율, 인공호흡기 사용률, 병원 내 사망률 등 중증 위험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RSV 감염증은 기존 기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국내 RSV 성인 입원 환자 분석에 따르면 환자의 90.2%가 1개 이상의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해외 연구에서는 RSV 감염 시 천식 환자는 입원 위험이 2~4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3~13배, 심부전 환자는 약 8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60세 이상 RSV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천식 환자의 약 50%, COPD 환자의 약 80%, 심부전 환자의 약 38%가 입원 중 기저질환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RSV 감염증은 대증요법 외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성인에서는 백신 접종이 적절한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한 RSV 백신은 GSK의 ‘아렉스비’가 있다. 아렉스비는 유행을 주도하는 두 가지 바이러스 아형인 RSV-A와 RSV-B를 동시에 예방하며, 체내 면역 반응을 증강하는 면역증강제(AS01E)를 포함한다.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는 백신을 맞아도 반응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데, 면역증강제는 고위험군에서도 우수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아렉스비는 1회 접종만으로 세 번의 RSV 유행시즌(매년 가을~이듬해 봄)에 걸쳐 유의미한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
임상연구에서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을 82.6%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SV 감염에 취약한 1개 이상의 기저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에서는 예방효과가 94.6%에 달했다. RSV 감염으로 인한 중증 위험이 더욱 높은 70대 고령자와 전노쇠 단계(pre-frail)의 고령자에서도 각각 93.8%, 92.9%의 일관된 예방효과를 확인했다. 아렉스비는 2024년 12월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 예방 백신으로 국내 처음 허가를 받은 뒤, 올해 7월 18세 이상 고위험군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