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조 공공조달, 혁신기술 촉진 실탄으로…R&D-구매 연계·성과형 계약 도입

입력 2026-08-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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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 촉진을 위한 국가계약체계 개편 방안
전략기술 개발·구매연계 등 3대 혁신트랙 도입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정경제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정경제부)

정부가 연간 238조원에 달하는 공공구매력을 기반으로 혁신·신기술의 초기 시장을 창출한다.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 과정에서 경쟁을 거친 기업이 개발에 성공하면 재입찰 없이 구매하고, 고난도 사업은 제품 규격 대신 성과목표로 계약하는 방식도 도입한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이러한 내용의 '혁신기술 촉진을 위한 국가계약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9%(238조원) 수준의 공공구매력을 활용해 혁신기술 선도 수요를 창출할 △개발·구매 연계형 △성과목표형 △시범특례 등 3대 국가계약 혁신 트랙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먼저 R&D와 공공구매간 단절을 없애 첨단기술 도입의 병목을 완화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정부가 기업에 R&D를 맡겨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실제 제품을 구매하려면 다시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을 거쳐야 하는데, 앞으로는 국가전략기술 R&D 사업자 공모 시 실실적인 경쟁을 거쳤다면 후속 구매 단계에서도 국가계약법상 경쟁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구상이다.

개발 성공 기준·구매 범위·기간을 사전 확정해 우선 협상권을 부여하고 구체적인 물량·단가는 구매 시점에 확정할 방침이다.

이주현 재경부 조달계약정책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기관을 공모할 때 이미 (R&D 등) 경쟁절차가 있었다면 그 후속(구매) 단계까지 법상 경쟁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의제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용 대상은 국가전략기술육성특별법,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소재부품장비산업법 등에 따라 정부가 육성하는 전략기술이다. 소관 중앙관서장이 신청하고 재경부 조달정책심의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개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수요가 사라진 경우, 개발 기간 중 더 우수한 기술이 등장해 기존 기술이 진부화된 경우 발주기관 내 혁신계약심의위 심의를 거쳐 계약을 조정·해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 R&D·구매 연계를 위해 운영 중인 구매조건부 R&D 및 혁신제품 제도는 중소·벤처기업 판로 개척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구매조건부 R&D는 중소기업으로 대상이 제한되고 과제당 최대 6억원, 개발 기간 2년 이내라 대규모 국가전략기술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성과목표형 트랙은 발주기관이 해결해야 할 문제와 목표만 제시하고 기업이 해법을 내놓도록 하는 내용이다. 발주기관과 입찰자가 경쟁적 대화를 통해 성과목표를 구체화한 뒤 가장 우수한 제안자와 계약하는 것. 기존 조달은 제품의 세부 규격을 발주기관이 먼저 정하면 기업이 이를 맞추는 방식이었다.

계약 과정에서의 유연성도 높인다. 가격을 사전 확정하기 어렵다면 개산가격으로 계약한 뒤 사후 정산할 수 있고, 공정률 대신 사전에 정한 '성과 목표'(마일스톤) 달성 여부에 따라 대금을 분할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 기술환경 변화에 따라 요구 성능과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고 기업이 성실히 수행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매몰비용 일부를 인정하는 방안도 담았다.

고위험 기술을 발주했다가 실패할 경우 담당 공무원이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혁신계약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고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계약 담당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시범특례 트랙은 기존 계약방식의 유예 경로를 확장하는 '조달샌드박스'다. 현재는 낙찰자 결정 방식에만 특례를 적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계약 체결과 이행, 계약 내용 변경까지 범위를 확대한다. 예정가격, 계약보증금, 대금지급, 계약금액 조정, 지체상금 등도 한시적으로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 각 특례는 원칙적으로 2년간 운영한 뒤 성과평가를 거쳐 정식 제도화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다음달 이러한 내용의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법 통과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시행령과 계약예규 등도 정비할 계획이다. 개정안 통과 후 제도 조기 안착을 위한 조달청 중심의 지원단을 운영하고 관련 제도 성과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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