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벌수록 비용도 눈덩이…엔비디아 '75% 마진'이 K증시에 보내는 경고

입력 2026-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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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막대한 투자비용 증가와 수익성 둔화라는 구조적 한계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962억2100만 달러(한화 약 132조7850억원), 영업이익은 112% 늘어난 639억5600만 달러(한화 약 88조2593억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이었지만 2분기 75%를 기록했던 매출총이익률은 3분기 가이던스에서 73.5~74.5%로 낮아졌고 4분기에는 71~72%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형 성장 속에서도 원가 압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수익성 둔화의 핵심 원인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부품 가격 상승이 꼽힌다. 차세대 가속기 베라 루빈(Vera Rubin)의 메모리 탑재량이 급증하며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급 계약 중 공급 및 설비 용량 규모는 전 분기 1190억 달러(한화 약 164조2200억원)에서 2790억 달러(한화 약 385조200억원)로 한 분기 만에 2.3배 폭증했으며 대부분 메모리 확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대규모 금융 지원과 투자 약정도 시장의 새로운 뇌관이다. 엔비디아의 지급 보증 규모는 1085억 달러(한화 약 149조7300억원)에 달하며 주요 데이터센터와 AI 기업에 자금을 대고 칩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엔비디아의 대규모 금융 지원 구조가 수요 착시를 유발하는 '순환금융(circular financing)'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공급이 고객 수요의 약 70%밖에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전방 수요가 탄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엔비디아는 공급 제약을 감안해 내년 연간 매출 성장률을 70%로 제시하며 내년 1분기 제품 가격 인상으로 마진율을 다시 72~73%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결국 원가 상승분을 고객사에 얼마나 전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수익성 방어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엔비디아의 마진 압박은 국내 AI 밸류체인 기업들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HBM 제조사들은 단기적 단가 상승 혜택을 누릴 수 있으나 엔비디아의 마진 축소가 장기화하면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전력기기 업종 역시 설비투자 부담 속에 마진 방어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AI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기업 이익도 무조건 늘어난다'는 공식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빅테크의 인프라 투자 부담이 누적되는 가운데 원가 상승과 인프라 금융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AI 생태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과거처럼 부품 공급사를 압박하기보다 높아진 메모리 가격을 수용하고 이를 완제품 판매 가격에 전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프라 순환금융 우려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새로 창출된 수익이 아니라는 점에서 완전무결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초기 AI 산업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투자 형태"라며 "향후 AI 기업들이 실질적 수익성을 입증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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