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외래객, 대구·경북 체류…의료관광 소비 강점
대만 겨냥 지역상품 360개 개발…7만명 모객 성과로 연결
외국인 관광객을 지방공항으로 끌어들이는 것만으로 지역관광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관광객이 공항이 있는 지역에 머물고 실제 지갑을 열어야 ‘지방공항 활성화’가 ‘지역관광 활성화’로 이어진다.
27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강재완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 전문위원은 지방공항의 역할에 대해 “예전처럼 단순히 입국 통로가 아니라 외국인들이 입국해서 지역에 체류하거나 지방으로 이동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지역 관광에 기여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곳이 청주공항이다. 올해 상반기 청주공항 입국 외국인은 6만297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09.1% 급증했다. 하지만 입국객의 34.5%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충북에 머문 비율은 40.5%로 분석 대상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입국객이 두 배 이상 늘었는데도 1인당 지역 내 하루 평균 소비액은 9만7456원에서 6만238원으로 38.2% 감소했다.
강 전문위원은 “방문객의 수요는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사람들이 지역에서 머물지 않고 수도권으로 나가는 비율이 굉장히 많다”며 “이런 유입을 그 지역에서의 체류와 소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공항 입국객의 소비구조도 이를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 충북에서의 소비는 일반외식업 30.6%, 대형쇼핑몰 27.1%, 기타 관광쇼핑 19.8% 순이었다. 반면 의료관광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8.1%에서 올해 8.4%로 줄었다. 관광객이 청주공항 주변에 오래 머물기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식사하거나 쇼핑하는 소비가 나타난 것이다.
대구는 정반대다. 대구공항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입국객 증가율은 2.6%에 불과했지만 입국자의 53.8%가 대구에 머물렀다. 경북까지 합치면 대구·경북 체류 비중은 72.7%다. 특히 의료관광이 전체 소비의 26.4%를 차지했고, 1인당 지역 내 하루 평균 소비액은 25만535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9% 늘었다.
강 전문위원은 “대구공항을 통해서 들어온 외국인들은 소비를 굉장히 명확하게 하고 있다”며 “의료관광 소비와 다른 관광자원이나 체험들을 연계해서 만든 상품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주는 이미 확보한 관광객을 붙잡는 것이, 대구는 항공노선을 늘려 고부가 관광 수요 자체를 키우는 것이 과제다.
그렇다면 지방공항에 내린 관광객을 실제 지역 관광객으로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김한규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 팀장이 소개한 대만 시장 사례는 하나의 해법을 보여준다. 공사는 2023년 부산 중심으로 진행했던 대만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2024년 부산·경남 등 인접 지역으로 넓힌 데 이어 지난해에는 부산·대구·울산·광주·경남·전북·전남 등 남부 7개 시도로 확대했다. 관광객의 동선을 한 지점에서 주변 지역으로, 다시 광역권 전체로 확장하는 이른바 ‘점→선→면’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관광자원을 무작정 나열하기보다 해외 시장에서 실제 상품으로 팔릴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함안 낙화놀이가 대표적이다. 지자체가 관광 콘텐츠와 홍보 소재를 제공하고 관광공사와 현지 여행사가 상품화를 맡는 방식으로 협업했다. 남부권 프로젝트에서는 360개 관광상품을 개발해 7만여명을 직접 모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김 팀장은 지방관광 사업에서 “성공이 성공의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하나의 지역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 여행사가 다시 상품을 만들고, 항공과 지역이 결합하면서 다음 수요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 대만 관광객의 입국 공항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비중은 2019년 19.1%에서 올해 상반기 32.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인천·김포공항 비중은 64.6%에서 48.2%로 낮아졌다. 수도권을 거쳐 지방으로 내려가는 관광뿐 아니라 지방공항으로 직접 입국해 지역을 여행하는 새로운 동선이 늘어난 것이다.
관광공사는 지난해 남부권에서 적용한 모델을 올해 중부권으로 확대하고 있다. 강 전문위원은 청주공항에 대해 “기존의 식음료와 쇼핑 소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역 간의 ‘킬러 콘텐츠’를 개발해서 결국 그 지역에서 체류할 수 있고 수도권으로 이탈하지 않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